소상공인과 소비자가 떠안는 구조의 비용

사라진 3만 원은 누가 가져갔을까?

by LIFOJ

1. 정산액이 이상하다

“QR 결제로 10만 원어치 결제를 받았는데, 정산은 9만 7천 원이 들어왔어요.”

명동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처음엔 착오인 줄 알았다.
결제는 정확히 10만 원이었다.
고객이 QR코드를 스캔했고, 결제 완료 알림도 정상적으로 떴다.
그런데 이틀 뒤 정산 계좌에 찍힌 금액은 분명히 9만 7천 원.
3천 원이 사라진 것이다.

그는 고객에게 추가 요금이 붙었는지도 물어봤지만,
고객은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고 했다.
심지어 앱에는 수수료 0%라고 적혀 있었다.

A씨는 결국 ‘그냥 그런 건가 보다’ 하고 넘어갔다.
그리고 그다음 결제에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됐다.


2. 플랫폼의 ‘자체 환율’ 구조

많은 결제 플랫폼들은 ‘수수료 없음’을 강조한다.
그런데 수수료가 없다면, 플랫폼은 어떻게 수익을 낼까?

정답은 환율이다.
결제된 원화는 외국계 결제망에서 달러나 위안화로 바뀌고,
이때 적용되는 환율은 고시환율이 아닌, 플랫폼이 자체 설정한 ‘정산환율’이다.

예를 들어 고시환율이 1,300원인데,
플랫폼은 1,310원으로 적용한다면,
플랫폼은 이 10원 차이로 결제 건마다 수익을 쌓는다.

가맹점이 받는 금액은
‘고객이 결제한 원화 ÷ 내부 정산환율’로 계산되기에
실질적으로는 환차손이 발생한 것과 같은 효과가 된다.


3. 고객도 판매자도 모르는 손해

더 큰 문제는, 이 구조를 고객도, 판매자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고객은 환율을 볼 줄 모르고,
판매자는 정산 과정의 수학적 구조를 파악할 시간도 없다.

플랫폼은 환율 정보를 작은 글씨로 숨겨두고,
‘수수료 없음’이라는 문구를 전면에 내세운다.
법적으로는 문제되지 않지만,
실질적으로는 수수료 이상의 비용을 사용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셈이다.


4.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

플랫폼에게 가장 유리한 점은
이 구조에 대해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정산액이 줄어든 이유를 묻는 고객이 거의 없고,
있더라도 “환율에 따라 정산금액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라는 한 문장으로 충분하다.

고객은 더 이상 묻지 않는다.
왜냐하면 시스템이 그렇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은 이렇게 말한다.

“그냥 그런 줄 알았어요.”


5. 이 손실은 어디로 갔을까

A씨가 잃은 3천 원은 어디로 갔을까?

어떤 플랫폼은 그걸 자신들의 수익으로 잡는다.
어떤 플랫폼은 해외 결제망의 수수료나 외화 송금 수수료 명목으로 외화로 전환한다.
또 어떤 플랫폼은 그 자체를 회계상에 잡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고객의 환차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모든 구조는 정식 금융기관이 아니어도 구현할 수 있다.
핀테크 기업, 스타트업, PG사조차 외환 중개자처럼 행동할 수 있는 구조.
그리고 그 구조는 오늘도 반복되고 있다.


6. “그냥 그런 줄 알았다”는 위험

시스템은 묻지 않는다.
정산이 지연되어도, 금액이 줄어도, 환율이 왜곡되어도
누구도 공식적으로 따져 묻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용자가 침묵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 침묵 속에서
소상공인은 수익이 줄고,
소비자는 환율 손해를 입고,
플랫폼은 점점 더 많은 것을 통제하게 된다.

모두가 ‘그냥 그런 줄 알았던’ 사이,
돈은 사라졌고, 책임도 사라졌다.


마무리 질문

당신이 결제한 그 금액,
누군가에겐 수익이었고, 누군가에겐 손실이었다.
당신은 어느 쪽이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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