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연습 일기 8

by winter piano studio

오늘은 조금 위로를 받고 싶다. 위로를 내가 해줘야 하는 상황인데 나도 받고 싶다. 또 진심으로 위로를 받자니 그 정도까진 아니어서 안 받아도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다. 오락가락하는 말에 돌았나 싶겠지만 그만큼 싱숭생숭하다는 말로 이해해 주면 좋겠다.

베토벤 비창 소나타 8번 2악장 악보를 편다. 유명한 1악장도 좋고 3악장도 좋지만 2악장의 나긋하고 포용적인 화성을 정말 좋아한다. 천재라고 베토벤을 칭하지만, 천재라는 말로는 심하게 좀 부족하지 않나 싶다. 음악의 성인이라고 말해야 적당한 칭호일 것 같다. 소나타는 작품이름이자 작곡 형식을 말한다. 대개 빠른 악장, 느린 악장, 다시 빠른 악장 총 3악장 구성으로 전성기시절에는 4,5악장이 주류를 차지했고 후기로 가면서 2악장 구성, 단악장 구성인 경우도 있다. 규모가 축소된 것이 아니라 한 악장에 더 많이 모든 것을 집약하기 때문에 규모나 깊이감이 더 커졌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상대적으로 3악장 구성이 작은 것은 아니다. 반대로 7악장 등까지 많아지는 경우도 있다.

베토벤이 작곡한 피아노 소나타는 총 서른 두 개로 그중 8번은 초기작품이자 베토벤 스스로 곡에 이름을 붙인 곡이다. 지금이야 모든 곡에 번호보다 이름을 붙이는 게 흔하지만 베토벤 시대에는 곡에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흔치 않았다. 그만큼 자신가의 표현이자 자신의 감정을 녹여낸 작품에 대한 자부심이라 할 수 있겠고 그게 대중에게(귀족들에게) 통용될 정도의 대단한 사람이었기에 가능했다.

이 정도로 대단한 베토벤을 들어도 대단한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한다면 피아노 학원을 상상해 보면 좋겠다. 귀여운 아기들이 학생들이 꼬물꼬물 연주해도 삼십 분만 가만히 듣고 있자면 결국 뚱땅뚱땅 낑깡낑깡이다. 거기서 멋지게 연주하는 학생이 있다고 상상해 보라.(분명 이 학생도 과거에는 뚱땅뚱땅 이었겠지만) 눈이 번쩍! 귀가 번쩍! 이런 것이 음악이구나하고 트일 것이다. 지금이야 레이블이 넘쳐나지만 그 당시는 없었으니까.

계속해서 비창 소나타를 얘기하자면 느리게 시작하는 절규와 다름없는 1악장이 아주 센세이션하다.(당시에는 이런 구성이 없었다!) 그리고 오늘 연습할 2악장의 악보를 보면 살짝 당황스럽게 생겼다. 어느 손으로 치라는 거야? 아름다운 연주하기 위해 연주자가 비창을 해야 하는 것일까. 오른손으로 연주하면 된다. 그리고 멜로디를 서서히 풀어낸다. 따뜻한 선율과 보듬어주는 두음 펼침화음 반주에 조금 눈물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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