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우기 위한 비우기

목적_(1) 내 마음 청소하기

by Spring

우선, 우리는 어디로든 떠나기 전에 한 번쯤은 ‘떠난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자신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 내가 떠나는 것은 현실 도피의 일종인가? 즉, 그저 현재의 답답하고 힘든 상태를 눈앞에서 잠시 잊고 싶어서 떠나는 것인가? 아님, 앞으로 더 잘 살아내기 위한 중간 몸부림의 일종으로서, 현재 마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을 없애고 원상 복구하고 싶은 것인가?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가졌던 마음가짐에 따라서,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후에 얻는 것은 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자신만의 여행 목적을 미리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떠나는 것의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셀프 여행의 기본적인 본질은 ‘일상 탈출’, ‘현재 상태를 벗어남’이다. 그래서 ‘현실 도피’ 자체만을 원했다면, 떠나는 순간부터 이 정도는 실현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상태가 너무 지긋지긋하고 싫어서 잠시 이것들을 잊으려고만 하는 ‘도피성 여행’은, 다시 돌아왔을 때 갑갑한 현실이 또 예전과 동일하게 눈앞에서 펼쳐져 보이는 것은 그대로일 뿐이다. 애초부터, 피하고 싶었던 현장의 이동만을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이는 당연할 수밖에 없다.

물론 그런 이동은 우리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을 때가 많지만, 그 자체만을 목적으로 두기에는 무언가 좀 아쉬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차피 현실 자체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나 스스로가 변화되어서 돌아와야지만, 그대로인 현실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즉, 일상을 탈출한 환경에서 나 스스로를 조금이라도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지와 목적이 있는 경우가 더욱 이상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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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마음 에너지가 부정적인 기운으로 가득할 때는, 이것들을 줄이거나 비워서 없애버릴 수 있다면 마음이 좀 더 여유로워지고 새로운 기운이 생기게 된다. 이렇게 마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마이너스 요인들을 없애는 것이 바로, 힐링 프로세스의 1단계였던 ‘마인드 세팅’이었다. 마음 밭에 힐링 씨앗들을 심거나 비료를 주기 위해서, 그전에 ‘밭 고르기’ 작업을 하던 것과 마찬가지다. 그 이후의 ‘마인드 트레이닝’ 3단계에서 마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플러스(+) 요인들을 공급하기 위해서 먼저 필요했던 단계이다.

결국은 마음의 긍정적인 플러스 요인들을 채우기 위해서는, 그전에 부정적인 마이너스 요인들을 비워내야 하는 것이다. 마음속에 있는 감정 찌꺼기들과 누군가가 내 마음에 마구 버렸던 쓰레기들과 같은, 마음의 불순물들을 먼저 제거해야 한다. 여행이 끝난 후에 돌아가서 좋은 것들로 마음을 채우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단계이다. 비운만큼 더 좋은 것들로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채우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비운다면, 나중에 마음의 불순물들이 또 침투해올지라도 그 방어력이 더 강해 지거나 감정 찌꺼기들이 쌓이는 속도를 더 늦출 수도 있다.


우리의 마음 공간이 무한대로 넓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좋은 것들로 채우기 위해서는 먼저 이렇게 비워내야 한다. 가령, 슬픔, 미움, 분노, 좌절, 무기력과 같은 부정적인 마이너스 요인들이 내 마음속에 가득하다면, 기쁨, 행복, 즐거움, 평온함과 같은 긍정적인 플러스 요인들이 새롭게 내 마음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쉽지 않다. 마음 공간의 부족 문제도 있지만, 서로가 너무 결이 다른 감정들이기 때문에 더욱 공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마인드 세팅’을 하기 위해서 셀프 여행을 떠나온 만큼, 이런 마이너스 요인들을 가능한 많이 없애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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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자연 광경이나 깊은 사색 등을 통해서 마음과 생각 정리를 하는 것만으로도 부정적인 감정들을 꽤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끝끝내 감정 정리가 잘 안되거나 더 복잡해질지도 모른다. 오히려 그냥 평소대로 묻어두고 지냈으면 좋았을 것을 괜히 더 건드리기만 한 것은 아닌지 자책할 수도 있다. 아예 여행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한 번의 여행이라도 하는 것이 더욱 좋은 영향을 끼치지만, 단 한 번만의 여행으로 감정과 생각 정리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그동안 쌓인 여러 복합적인 감정들이 누적되어서, 그 두께가 너무 두터워졌거나 겉껍질이 단단해져서 침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한 번만의 여행으로는 쉽지가 않다면, 그런 시도를 나중에 더 자주 하거나 더 장기적인 여행을 통해서 시간을 두고 조금씩 해결해나가면 되는 것이다.

적어도 최소한, 깊은 곳에 묵혀있던 감정이나 생각들에게 말을 거는 것을 용기 있게 시작한 것이므로 나중에 다시 시도할 때는 더 수월하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서 여러 가지 생각(질문)들을 해놓으면, 당장에는 반짝하는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더라도 나중에는 일상에서 갑자기 우연히 적절한 방법이 떠오르거나 깨달음이 찾아오기도 한다. ‘마음 비우기’를 항상 여행을 통해서만 하는 것은 시간적, 경제적인 부담이 있으므로, 여행 후에도 일상을 통해서 비슷한 시도들을 계속 꾸준히 한다면 생각이나 감정 정리가 자신의 속도대로 진전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만의 내면 탐구를 하다 보면 잊고 있던 여러 감정들이 갑자기 복받쳐 오를 수도 있는데, 그럴 때는 그냥 마음 편하게 모든 감정들을 흘려보내 주는 것이 좋다. 셀프 여행의 많은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속 편하게 아무한테도 방해받지 않고 혼자만의 감정을 표출하기가 좋다는 점이다. 멋진 곳을 여행하는 도중에는 그 기쁨을 순간순간 마음껏 만끽하고, 혼자 고요히 있는 시공간에서는 마음 편하게 슬퍼할 수도 있어서 눈물을 통해서 감정을 정화하기에도 좋은 기회가 된다.


게다가, 미국 램지 재단 연구센터에 따르면 ‘눈물 참는 버릇’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남성의 평균 수명이 여성보다 짧은 이유도 바로 이 ‘눈물 참는 버릇’ 때문이라고 한다.
남성의 눈물 참는 버릇의 횟수가 여성의 평균 5배 정도이며, 대부분의 남성이 이 버릇을 가지고 있다고 전해졌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감정에 복받쳐 흘리는 눈물은 스트레스 때문에 만들어진 것으로 눈물을 흘리는 것은 인체에 나쁜 화학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행위다.
실제 여성의 85%, 남성의 73%가 울고 난 후 심신의 상태가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를 보아하니, 어쩌면 ‘셀프 여행’은 평소에 잘 울지 못하는 남성들일수록 더 필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예전의 나처럼 남들 앞에서 절대 울지 못하는 여성들에게도 말이다.





나 또한 바쁜 회사 생활을 했던 과거를 돌아보면 유독 어떤 회사에서는 환경이 안 받쳐줘서 힘들수록 더 울지 못하던 때가 있었는데, 종종 눈물을 흘리던 다른 여직원들에 비해서 나는 ‘절대 울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에 이때 ‘강심장’이라는 별명도 생겼었다. 하지만, 또 다른 회사를 다니던 시기에는 밥 먹듯이 야근을 했던 덕분에 다행히도 혼자서 야근할 때 울기가 편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래서 그 회사의 업무량 또한 엄청나게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파티션으로 가려진 개인 공간에서 밤에 야근할 때 갑자기 나오는 눈물들로 해소를 했던 덕분인지 낮에 일할 때는 더 기운차게 밝은 모습으로 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때 나에게 ‘야근을 즐기는 것 같다’고 말하던 동료가 있었는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울면서 야근한다’고 했더니 의외라는 눈치를 보이면서 거의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이러한 반응을 보면, 혼자 몰래라도 울면서 감정을 배출하는 것은 실제로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와 유사한 작용을 했던 것 같다.


더구나 그 회사는 집에서 멀었기 때문에 처음으로 독립을 했던 시기였는데, 가장 좋았던 점들 중 하나도 부모님 걱정시킬 필요 없이 ‘혼자 편하게 울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이었다. 하지만 분주했던 회사 업무 덕분에 독립의 낭만은커녕 마치 여인숙처럼 간신히 수면만 취할 수 있었다. 나 혼자만의 공간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눈물 흘릴 수 있는 시간적, 심리적인 여유가 없었으므로 막간의 ‘야근 타임’을 이용하여 ‘회사 연구실’에서나 그나마 울 수 있었던 것이 참 아이러니했다. 그만큼 혼자서 마음 편히 눈물 배출할 수 있는 시공간의 소중함을 느낀다면, 게다가 더 좋은 환경의 셀프 여행 중에 눈물이 나온다면, 평소처럼 괜히 참지 말고 ‘계 탄 심정으로’ 아름답게 터뜨려 봤으면 좋겠다. 스트레스와 나쁜 감정들이 모두 흘러나올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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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렇게 채우기 위해서는 먼저 비울 줄 알아야 한다. 매우 진부한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진부한 것 자체가 진리인 경우가 의외로 많다. 그래서 오히려 꽤 중요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뻔한 말로 치부해버리고는 간과할 때가 있다. 여기서 채워지는 것은 기본적으로 마음의 긍정적인 기운이나 감정적인 에너지를 의미하는 것이지만, 이로부터 파생되는 것은 정말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채워질 수 있는 대상 또한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서 다양할 수 있는 만큼 비워질 수 있는 대상도 다양하다. 지금껏 내 마음 안을 차지하고 있었던 애매모호한 꿈일 수도 있고, 이미 지나가버린 어떤 사람이거나 사랑일 수도 있고, 기존의 잘못된 잠재의식이나 편견 또는 오해일 수도 있다. 새로운 꿈과 희망, 새로운 사람과 사랑, 새로운 잠재의식과 개념(사고)들로 다시 채우고 싶다면, 기존의 내 마음 안에서 웅크리고 있던 것들은 무엇인지 가만히 살펴보고 그것들부터 내보내는 연습부터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과정을 평소 일상에서도 자주 한다면 매우 바람직하겠지만, 바쁜 시간에 쫓기거나 익숙한 환경에서는 그런 마음의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그만큼 셀프 여행을 통해서 집중적으로 해보는 것이 더 효율적이거나 효과적일 수도 있으므로, 상황에 따라서는 여행의 힘을 먼저 빌려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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