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을 회복하는 시간

셀프 여행의 특색 (2)_자존감 충전하기

by Spring


셀프 여행의 ‘나를 사랑하는 시간’은 바쁜 일상에서 잃어버렸던 나 자신을 잠시라도 찾으면서 낮아져 있던 자존감을 좀 더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여행처럼 환경적, 물질적인 것과 같은 외부적인 요소들로만 나를 사랑하고 존중해주어야, 실질적인 자존감이 상승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근본적인 내부적 자존감이 원래 높았는데 일시적으로 낮아졌을 때 다시 끌어올리는 수단으로써, ‘자기 사랑’을 위해 외부적인 요인들이 보완적으로 활용되는 것뿐이다.


따라서 원래부터 자존감이 너무 낮았던 사람이라면 이런 시도는 오히려 그때만 잠시 좋아질 뿐, 여행이 끝나면 기분전환 효과는 어느 정도 지속되겠지만 원래 낮았던 자존감으로 금방 다시 돌아간다. 즉, 근본적인 자존감이 높지 않다면 ‘나를 사랑하는 놀이’를 통한 자존감 향상 효과가 지속적이기보다는 일시적인 것에 가깝다. 비록 일시적일지라도 이런 외부적인 노력의 힘을 빌려서 자존감을 종종 올려주려는 시도는 분명히 좋은 것이지만, 실질적인 진짜 자존감 향상은 물질적인 요소보다는 자신의 굳건하고 건강한 마인드와 정신적인 요소로부터 우러나올 수 있다. 탄탄한 마인드로부터 샘솟는 자존감은 그만큼 더 안정적이고 흔들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 사랑놀이’ 같은 힐링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1단계의 ‘마인드 세팅’을 제대로 하는 것이 좋다고 한 것이다. 정신적인 사랑이 없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물질적인 사랑의 표현을 더 많이 받는다고 해도 진정한 사랑을 잘 느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즉, 재벌가의 너무 바쁜 부모님한테 아무리 용돈을 많이 받아도, 따스한 가정의 가난한 부모님한테 넘치는 사랑을 많이 받는 아이가 오히려 정서적으로는 더 높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물론 이것은 극단적인 경우의 비교인 거고, 유복한 가정에서 사랑까지 많이 받은 자녀들이라면 실제로는 구김살 없이 자라서 자존감이 높은 경우도 많다.


이렇게 어린 시절의 자존감 형성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자존감이란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인데, 사랑이나 존중이라는 감정들은 혼자서 배울 수가 없고 상호적인 관계에서 느끼는 것이므로 어릴 때 처음 마주하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알게 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많이 받을수록 아이 또한 자신의 모습에 조건을 많이 달지 않은 채로,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사랑하고 존중할 줄 알게 되므로 자존감도 높게 형성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우리 부모님한테서 받은 무조건적인 사랑에 정말 무한한 감사를 드리고 싶다.)


sticker sticker



그래서 어린 시절의 자존감 형성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라, 우리는 부모의 울타리를 벗어나면 여러 다른 사회·문화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에 기존의 자존감이 또 다른 영향들을 받는다. 한 나라의 문화적 분위기나 주변의 사회적인 관계들이 원래의 내 자존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를 한번 잘 살펴보시라. 힘들게 형성된 나의 높은 자존감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듯한 분위기가 만연하지 않은가?


오래전부터 학연, 지연, 혈연 등으로 구분 짓고 뭉치는 분위기가 많다는 의미는 결국, 그런 기준들로 인해서 배제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좋은 학벌, 대단한 인맥, 대대손손 승승장구하는 명문 집안 같은 범주에 속하지 못하면, 이상하게도 개인의 가치가 평가절하 당해야만 하는 게 너무나도 당연한 분위기였다는 거다. 물론, 개인의 타고난 능력과 스스로의 노력으로 달성하는 부분들도 있기 때문에 저렇게 좋은 조건들을 가지게 된 사람들의 가치 또한 존중받아야 하는 것은 마땅하다. 하지만 문제는, 저런 기준에 의한 그룹들에 속하지 못하는 대다수의 사람들 가치가 무조건적으로 과소평가된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저런 기준들 이외에 매우 다양한 가치와 의미가 있기 때문에, 개인 하나하나가 모두 다 소중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게다가 점점 디지털 세상으로 변화하고 있어서, 이제는 저런 고정적이고 형식적인 기준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개인의 고유적인 내면적 가치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자존감이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이므로, 외부적인 조건들을 모두 배제한 상태에서 온전히 ‘당신과 나’의 관계로부터 사랑과 존중이라는 감정을 알게 되고 느낄 수 있다면, 진정한 자존감을 키우는 데 있어서 더 좋은 환경인 것이다. 이런 환경적인 조건이 좋게 설정된 것이 바로 ‘셀프 여행’이 아닌가 싶다.





어린 시절의 자존감 형성 시 부모가 어떠한 ‘조건 없이도’ 나를 사랑해준 것처럼, 여행에서 마주치는 타인과의 관계는 ‘서로 조건을 모르는’ 것이 기본으로 설정된 상태이므로(디폴트) 진짜 자존감 형성에 좋은 조건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가능한 국내보다는 해외로 가는 셀프 여행을 더 추천하고 싶다. 기본적으로 해외 국가들이 우리나라에 비해서 조건들로 사람을 평가하는 분위기가 덜 하기 때문에 좋은 것도 있지만, 나라마다 이런 기준들이 각자 달라서 비교가 힘들기 때문에 낯선 외국인과의 만남 자체가 오히려 이런 배경적인 껍데기를 벗은 상태에서 더욱 인간 대 인간의 만남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물론 국내 여행일지라도 나의 배경을 잘 모르는 낯선 사람들과 마주칠 때면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국내는 기존의 시공간 사이트를 ‘로그아웃’한 느낌이라서 원래의 페이지를 벗어나지는 못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해외는 기존 사이트를 아예 닫아버리고 새로운 다른 페이지를 열어서 다시 ‘리셋’하는 좀 더 강력한 변화와 이동의 느낌이라서, 실제로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배경적인 조건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것 같은 효과가 있다. 더구나 언어까지 서로 다른 낯선 나라에서는 더욱 진정한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실제로 깊은 산속에 있는 것도 아닌데, 단지 전혀 다른 언어와 문화가 있는 시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게 속세와 떨어진 느낌이 묘하게 들기 때문이다.

이런 곳에서는 평소의 나를 정의하는 외부적인 조건들로부터 탈피하여 ‘날것의 나’로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마주치는 사람들과도 그만큼 인간 대 인간으로서 ‘날것의 교류’를 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온갖 조건과 배경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껍데기와 껍데기의 교류’가 아니고 말이다.


sticker sticker



우리는 일상에서 기존의 관계뿐만 아니라 새로운 관계에서도 일종의 사랑과 존중이라는 감정을 매번 다른 모습으로 마주할 수 있는데, 셀프 여행 중에도 이런 경험들을 하면서 원래의 내 자존감이 다시 상기될 수도 있고 더 올라갈 수도 있다. 물론, 새롭게 그때그때 마주하는 관계들이므로 기존의 오래된 관계처럼 그 깊이와 강도가 단단하지는 않을 수 있지만 그와는 또 다른 장점들이 많다. 그 순간에만 스쳐가는 관계라서 오히려 평소에는 잘하지 못했던 속 얘기를 솔직하게 할 때도 있다. 가령 비행기나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바로 옆자리 사람은 나중에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지 않으므로, 아이러니하게도 그 순간에는 오픈 마인드가 더 가능해져서 서로 진솔한 대화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도 있다.


이렇게 우연한 만남이나 짧은 대화에서도 갑자기 어떤 영감이나 깨달음이 한순간에 오기도 한다. 평소에 혼자 고민했거나 친구들과 대화를 했어도 풀리지 않던 궁금증이나 답답함이, 스치는 인연과의 만남을 통해서 혹은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도중에 갑자기 실마리가 풀릴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만남에서는 보통, 직업이나 학교, 나이와 같은 배경적인 것들보다는 다른 인간적인 주제가 대화의 중심이 될 때가 많으므로, 그 순간순간이 바로 영화나 책의 한 장면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모든 사람의 삶은 자기만의 색으로 표현할 수 있는 한 편의 영화나 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각자 다른 색상을 가지고 있는 영화나 책이 서로 만나는 순간이 바로, 사람과 사람 간의 만남이 아닌가 싶다. 남녀노소 무관하게 말이다.




하지만 꼭 반드시 엄청난 대화가 아닐지라도,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친절함과 배려에서 느껴지는 상호 간의 감정 교류 자체도 우리의 자존감에 충분히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크고 작은 다양한 순간들을 통해 ‘나라는 사람은 역시나 괜찮은 사람이 맞았구나.’라는 생각이 다시 돌아오면서, 조건과 배경으로 둘러싸인 경쟁 사회와 수많은 이해관계 속에서 많이 망가지고 지쳐 있던 자존감을 다시 회복할 수도 있다. 원래 자존감이 낮았던 사람들 또한, 색다른 여러 관계들과 순간적인 경험을 통해서 또 다른 종류의 자존감을 느껴보고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만날 수도 있다. 그들은 나의 배경적인 껍데기를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나의 껍데기 때문에 싫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셀프 여행이 아니라 함께 하는 일행이 있다면, 주로 그 지인들과 소통하게 되므로 이런 낯선 사람들과의 우연한 기회는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다.



물론 셀프 여행인 만큼 마주치는 인연이 전혀 없이 조용히 여행하다가 올 수도 있지만, 중간에 우연히 새롭게 마주치는 인연이 한두 번이라도 있다면 비록 짧은 시간일지라도 가끔은 더 진솔하게, 더 따스하게, 더 존중하게 되는 관계들도 만날 수 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나라는 사람 자체에 대한 사랑과 애정도 동시에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거봐. 역시 가장 나다운 모습인
‘날것 그대로의 나’는 정말 좋아!

이렇게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좋은 시간을 함께 하면서
서로에게 호감을 느낄 수 있다니!'


이 느낌. 바로 이 느낌이, 지금 나의 본질적인 내부 자존감 지수가 마구 올라가고 있는 순간인 것이다.

(물론 세상에는 어디든 별로인 사람들도 있으니, 항상 100% 이 느낌은 아니다. 참조 요망^^)




매거진의 이전글나를 사랑하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