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People Healing
최근 며칠 동안 정동진 이곳이 자꾸만 머리를 맴돌아서 결국 길을 나서고야 말았다.
그런데 막상 떠나올 때는 그냥 발걸음 닿는 대로 슬슬 오고 싶어서 무작정 기차역으로 왔더니만 기차표를 미리 예매하지 않아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금요일이라 그런지, 현장에는 저녁 시간 기차표만 겨우 남아있었다. 그렇게 정동진역에 도착하니깐 이미 어두컴컴한 밤이었지만 역 근처에 숙소가 많았기 때문에, 설마 그중에 방 하나 없을까 하는 마음으로 또다시 발걸음 닿는 대로 낯익은 간판의 창문을 두드리고는 빈 방 여부를 확인하였다. 다행히도 숙소 사장님이 전망 좋은 방을 주셨고, 나는 들어가자마자 바로 침대 위에 뻗어서 정지 상태처럼 한참을 누워있었다. 핸드폰 충전기에 꽂혀있는 부동의 핸드폰처럼 말이다.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그날 밤은 거의 그렇게 곯아떨어져 버렸다. 배터리가 깜박깜박하는, 꼭 그런 상태처럼.
그다음 날, 무거운 피곤에 잔뜩 짓눌려 있는 컨디션 상태에서 눈꺼풀도 반쯤 무겁게 눌려있는 채로 두 눈을 간신히 뜰 수 있었다. 여전히 그대로 정지 화면처럼 있고 싶었지만 창밖으로 바닷물이 넘실거리는 모습이 보이는 순간, 내 마음까지 같이 넘실거리면서 흔들리는 것이 느껴졌다. 이렇게 하루만 더 꼼짝 말고 어디 나가지 않은 채로 푹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조금만 더 기운을 내어 딱 한 군데는 가보고 싶은 마음도 동시에 올라왔던 것이다. 벌써 정오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지만, 늦은 오후라도 그곳에 한번 들러보자는 생각에 몸을 힘겹게 일으켜 세웠다.
그곳은 바로, 사진 속의 이곳이다. 썬크루즈 호텔 건물과 그 주변의 조각 공원 풍경들.
예전에도 정동진에 오면 한 번쯤 들렀던 곳이다. 정동진 주변에서 가장 가까운 관광지인 동시에, 거의 유일한 관광지라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모래시계 공원’은 해안가에 붙어있는 동네 공원처럼 거의 합체되어 있으므로 따로 분리된 느낌이 별로 없지만, 그래도 ‘썬크루즈 테마 공원’은 좀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데다가 더 커다란 면적에 꽤나 잘 꾸며놓아서 확실히 별개의 관광지로서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그런 이유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정동진 해변에서 보이는 원거리 모습이 참 멋져 보여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위 사진처럼 저렇게 멀리서 보이는 썬크루즈 호텔의 멋진 선박 모양에 이끌려서 가보고 싶었던 마음이 먼저였을 것이다. 올라가는 길이 다소 경사진 것을 알게 된 후에도, 여기를 올 때면 굳이 그 언덕길을 한 번쯤은 꼭 행차하려고 했던 것을 보면 말이다. 그런 좋았던 기억 때문에 무거운 몸을 억지로 일으켜서 이렇게 밖으로 나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피로한 몸을 질질 이끌고 기어가는 지친 발걸음과 새로운 환경으로 소풍 나와서 설레는 마음의 발걸음 사이에 있는 것 같았다. 살짝 들뜬 기분을 대변하듯이 괜히 내 마음까지 붕 떠서 가벼워진 기분이다. 마치 공중부양을 하고 있는 것처럼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그 발걸음이 참 스무드하게 느껴졌다. 분명히 ‘터벅터벅’ 툭툭 걷고 있는데, 왜 발걸음은 ‘사뿐사뿐’하게 매우 산뜻한 기분인 걸까. 무거운 몸의 발걸음은 ‘터벅터벅’인데 마음만은 가볍게 ‘사뿐사뿐’인 걸까. 아무리 피곤한 상태일지라도 평온한 기쁨으로 가득 찬 마음만큼은 숨길 수가 없나 보다.
그렇게 썬크루즈 방향으로 걸어가다가 갑자기 중간 길목에서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 잠시 혼동이 되었다. 그때 지도 앱(app)으로 접속하려고 하는데, 마침 어떤 제복을 입은 멋진 노신사 한 분이 내 눈앞에 서 있으셨다. 직업 경찰이나 군인 같기도 했고 동네 순찰을 하시는 것 같기도 해서, 왠지 이 동네 지리를 잘 알고 계실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에 슬쩍 방향을 여쭤보았더니 바로 친절하게 잘 알려주신다. 감사 인사를 하고는 그 방향으로 몸을 돌렸는데, 그 순간 무언가 궁금하셨는지 다시 말을 걸어오셨다.
“근데, 거기는 혼자 가는 거예요?”
“네? 아, 네. 혼자 왔거든요.”
“우와. 멋지다. 나는 혼자 여행해 본 적이 아직 없는데,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거든요.
혼자 여행하면 어때요? 좋아요?”
“저도 원래는 사람들이랑 같이 다녔는데, 혼자 한번 다녀보니깐 또 다른 매력이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심심할까 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좋아요. 꼭 한번 해보시길 추천드려요!”
“우리 와이프가 꼭 나랑 같이 다니려고 해서,
나 혼자 간다고 하면 서운해할까 봐 과연 언제 그럴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그래서 더 부럽네. 멋지다! 좋은 시간 많이 보내고 와요! ^^”
인자한 인상과 환한 미소로 그런 덕담을 전해주시던 그 어르신은 버스를 운전하러 가는 길이라고 하셨다. 제복처럼 보이는 작업복을 입으신 늠름한 모습이 그 순간에는 세상에서 제일 멋진 경찰이나 군인처럼 보였던 이유도 아마, 그런 든든한 응원과 따스한 격려의 온기가 스며들어서 작은 센스의 향기를 은은하게 남겨주셨기 때문일 거다.
첫출발부터 이렇게 다정한 지지자를 우연히 마주치게 되니깐, 괜히 또 한 번 기분이 업(up) 방향으로 상승되어 발걸음도 더 상쾌하게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좀 더 속도를 내어 종종걸음으로 다시 걸어 올라갔더니, ‘썬크루즈’ 호텔의 상호명을 나타내는 멋진 모형이 드디어 첫 번째 징표로서 아주 반갑게 등장을 했다. 짜잔!
그런데 이 모형은 단지 중간 방향의 지표일 뿐이었다. 썬크루즈 호텔로 올라가는 커브길이 시작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호텔과 공원으로 바로 연결되는 지점이 아니라, 여기서부터는 더 경사진 언덕길이 시작되는 것이었다. 아주 많이 걸어야 하는 장거리의 언덕길은 아니었지만, 경사진 만큼 조금 힘이 들어가서 숨이 차기도 한다.
하지만 이 길을 좀 더 재미나게 올라가는 방법 하나가 있다. 언덕길 옆에 성벽처럼 쌓여 있는 돌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기자기한 낙서들을 발견할 수가 있는데, 귀여운 이 낙서들을 여유롭게 감상하면서 올라가다 보면 쏠쏠한 재미가 느껴져서 어느새 거의 도착하기 때문이다.
이 돌담길 낙서들은 대부분 희망 사항과 관련된 테마들을 담고 있다.
돌 위의 글자들이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가 않지만, 이런 메시지들이 담겨 있었다.
‘가족 건강 소망.
연인의 하트 표시.
방문 흔적 기록.
예비 대학생 커플이 희망하는 꿈.’
이런 크고 작은 희망들이 새겨져 있는 돌덩이 하나하나의 그 모습들이 참, 우리 주변의 사람 사는 모습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다. 가지각색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각각의 돌덩이들은 마치 일상 속 하나의 삶의 공간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나의 화목한 가정, 애정 어린 한 커플, 분신(分身) 같은 쏘울메이트 한 쌍...’처럼, 개별적인 독립체들이 사랑을 중심으로 돈독하게 함께하고 있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공간 같았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곳에서 함께 하고 있는 하나의 시공간.
그 돌담길 사랑 표시를 하나하나 흐뭇하게 바라보면서 천천히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경사진 길이 완만해지면서 도착지에 거의 다다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데 여행 첫날뿐만 아니라 나중에 정동진 이곳을 떠나기 전에 또 한 번 여기 썬크루즈를 방문했었는데, 그때도 아마 거기쯤에서 도착지에 가까워진 듯한 느낌이 올라왔던 것 같다. 경사가 점점 완만해지고 있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고지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 그 지점에서 천천히 걸어 올라가고 있었는데, 그때는 갑자기 뒤에서 어떤 트럭이 경적을 크게 울렸다.
그러더니 트럭 기사님이 창문을 열고는 나에게 선의를 베풀고자 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어디로 가냐고 물어보더니 태워주겠다는 의사 표시를 했기 때문이다. 그때까지 다소 경사진 곳을 올라오느라 나는 조금 숨이 차던 상태라서 젊은 청년의 그 트럭 기사가 너무 고마웠지만, 거의 다 올라온 것 같아서 도착지까지 얼마 남지 않은 애매한 위치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선의를 수락할까 말까 망설이는 마음도 동시에 들었다.
하지만 어쨌든 남은 거리라도 트럭을 타고 편하게 갈 수 있다는 게, 속으로는 내심 반가운 심정이었다.
‘왜 이제야 나타났어? 거의 다 왔는데??
여기까지 혼자서 얼마나 힘들게 왔는지 알아??
진작 나타나지 그랬어...ㅠㅠ 기왕 이렇게 나타날 거면 좀만 더 일찍 오지!ㅠ’
오히려 염치없게도, 원망 아닌 원망을 하는 이런 마음까지 올라올 정도로 그냥 타고 싶기도 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또 내 발이 편해지려고 타기에는 짧은 동선이 남아 있는 것 같아서 그냥 걸어갈까 싶었지만, 매몰차게 거절하기에는 그 청년의 얼굴이 너무 선량해 보여서 마음이 좀 쓰이기도 했다. ‘아, 그래. 이럴 경우에는 어차피 두 가지 결과의 차이가 많이 나지 않으니깐, 선의를 제안한 상대방의 마음을 굳이 손상시킬 필요가 없는 걸로 고르자!’는 생각이 들었다. 두 개의 결과가 비등비등하다면, 애써 저렇게 선의의 제안을 하는 청년의 마음이 훼손되지 않도록 지켜주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 순간적으로 휙 지나갔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냉정하게 거절을 한다면, 나중에 또 나처럼 언덕길을 힘들어하는 다른 사람이 나타났을 때 그런 도움의 손을 내미는 착한 용기를 줄어들게 할지도 모르지 않은가. 괜히 선량한 손길을 밀쳐내어 허공에다 스윙하는 민망함만 만들어준다면, 앞으로는 그런 선한 의지를 움츠러들게 할 수도 있으니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나의 머리와 가슴속을 동시에 스쳐 지나간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자동 반응으로 ‘아니, 괜찮아요!’라고 거절 표시 했던 것을 철회하고, 어디가 도착지인지 잘 모르는 첫 방문의 손님인 것처럼 천연덕스럽게 다시 올라탔다.
막상 그 트럭에 올라타서 몇 마디를 나눠보니, 실제로 그 선의를 수락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럭 기사의 눈에는, 그 돌담길을 올라가는 내 뒷모습이 너무나 힘들어 보였단다. 엄청 숨이 차보였나 보다. 실제로는 그렇게 경사가 매우 심할 정도로 높은 언덕길까지는 아니었는데도, 그 청년의 말은 진짜 진심 이백프로인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내가 좀 부실한 체력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높은 계단 오르는 것을 원래 힘들어하는 체질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산에 오르는 것도 꽤나 약한 편이라서 바다를 더 좋아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한창 청춘일 때도 전철역 출구 계단을 올라가고 있으면, 지나가던 회사 동료가 내 뒷모습을 보고는 웬 할머니 한 명이 올라가는 줄 알았다면서 놀리고는 했기 때문이다. 무지 헥헥거렸다는 증거겠지?
‘아오. 그 뒷모습의 할미 포스가 나도 모르게 또 나와 버렸구나... 싶더라는! 평일이라 그런지 한적한 거리 같아서 편하게 힘을 빼고 걸었더니, 방심한 듯 그 연약한 계단형? 자태가 또 자연스레 우러나왔나 보네.’
그래서 썬크루즈에 무언가 납품하러 가는 길이라고 했던 이 트럭 청년도 아마 그 도착지까지 얼마 남지 않은 걸 알면서도, 나를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태워주고 싶었나 보다. 역시 선한 느낌의 얼굴과 분위기가 맞았네. 그런데 괜히 경계하면서 단칼에 거절했다면 그런 선의의 마음을 하마터면 얼룩지게 만들 뻔했겠구나. 갑자기 마음 한구석이 미안해졌다.
그래. 당신 같은 아름다운 청년들이 더욱 선량하게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그런 안전망이 넘치는 뷰티풀 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어떤 선의든 간에 마음껏 베풀 수 있고, 그런 아름다운 선의들을 마음 편히 서로가 마음껏 수락해도 안전한, 아름다운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는 더더욱 그런 세상이 될 수도 있겠지? SF 영화 속 세상을 바라는 거냐고? 아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실판 세상에서 그럴 수 있기를 바라는 거지. 너무 무리하게 이상적인 건가? 꿈이라도 꿔야지, 현실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지지. 누나 같은 마음으로, 아니, 이모 같은 마음으로. 속으로 빌어줄게. 점점 더 좋은 세상이 오기를! 아멘.
그렇게 돌담길을 다 올라오면 드디어 썬크루즈 호텔과 그 주변의 조각 공원 입구에 도착한다. 예전에 왔던 곳인데도 이상하게 출입구 앞에만 서면 괜히 기분이 더 들뜨게 된다. 한동안 떨어져 있었던 나의 ‘올드 프렌드(Old Friend)’를 다시 만나게 되는 재회의 순간처럼 말이다. 약속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서로 만나기 직전의 순간이, 바로 지금 여기인 것처럼.
입장권을 구매하고 한 걸음 한 걸음 출입구 안으로 들어갔다. 아! 역시. 내 예상대로였다. 아니. 내 기억대로였다. 예전에 상봉했던 과거의 그 모습들이 다시 한번 내 눈앞에 그대로 재현되고 있었다. 우선, 멀리서만 보이던 선박 모형의 ‘썬크루즈 호텔 &리조트’가 실제 크기로 커다랗게 정면에서 바로 딱 보인다. 그 건물 양옆으로는 나란하게 정렬되어 있는 하얀 여신상의 조각들이 경건한 모습으로 멋들어지게 좍 늘어져 있다. 특히나 밤에는 반짝거리는 불빛들의 조명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바다 위에 떠있는 선박 모습을 연상시키려고 한 것인지, 실제로 그 여신상들은 발아래의 물가에서 솟아 나온 모습이다. 마치 바닷속에 있었던 여신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서는, 그 배 안으로 승선하는 고객들을 향해 깍듯한 마음으로 정중하게 예우를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그 건물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길이 굉장히 성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여신들의 환영을 받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나도 꼭 그런 여신들 중 한 명이라도 된 것처럼.
거대한 선박 모양의 썬크루즈와 그 옆에 늘어져 있는 여신상들을 그렇게 잠시 감상한 후 건물 안으로 직진하여 들어가는 것 대신에, 우측으로 살짝 꺾어서 근처의 테마 공원에 있는 조각상으로 먼저 몸을 이동했다. 조각들이 아주 많은 편은 아니지만, 군데군데 큼직하게 대표적으로 눈에 띄는 것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아마 제일 눈길을 끄는 조각은, ‘축복의 손’이 아닐까 싶다. 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딱 보이는 독특한 조각도 하나 있기는 하다. 그 외에 다른 조각상들은 좌우측 여신상들의 뒤 쪽 공간으로 배치하여 꾸며놓았다.
그런데 아무래도 사이즈 상으로는, 이 초대형의 두 손이 커다란 하늘을 위로 받치고 있는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라서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다. 나는 그 조각상의 이름이 ‘축복의 손’이라는 것도 이번에 안내판을 찬찬히 보면서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거기 설명을 보아하니, 소원을 이루고 축복을 받으라는 의미로 조각을 하신 듯하다. 사진 속의 큼직한 양손 사이에는 아주 정열적으로 붉게 타오르는 태양과 야자수 같은 나무들이 보이는 모습이다. 실제 장면일까? 아님, 합성 사진일까? 순간적으로 살짝 궁금해졌다. 근처에 야자수 나무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남부 제주는 가야지만 볼 수 있는 나무 아니던가?
아무튼 저렇게 드높은 하늘을 큰 손으로 한가득 받들고 있는 현재의 풍경 또한 그 자체만으로도 웅장해 보여서 이미 축복을 듬뿍 받은 느낌인데, 만약 저 사진처럼 실제로도 태양까지 저 큰 손 안으로 담을 수 있다면 얼마나 희망찬 느낌일까. 모든 소원을 다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을까? 그만큼 왠지 우람한 체격의 소유자가 주인일 것 같은 이 ‘축복의 손’은, 그 크기를 초과하는 다른 대형 규모는 여기에 없을 정도로 제일 거대한 조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