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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정 Apr 10. 2021

사실은 컬러가 말했습니다.

컬러를 알면 잘 보이는컬러 이야기/ 지금 알아도 좋은 색채심리

        



들어가며


컬러 카드를 펼쳐놓고 맘에 끌리는 색깔을 골라보라고 합니다.

기분이나 마음을 말로 하라면 주저하는 사람들도 컬러 카드나 색연필을 내밀면서 컬러로 감정을 표현해보라고 하면 별로 망설이지 않고 색을 칠합니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분위기에 따라 한 가지 색을 고르거나 세네 가지 컬러 카드를 고르고 상대의 기분이나 성격특성, 지금의 심리상태 등을 이야기해주면 대부분 놀란 표정으로 말하죠.

'어떻게 컬러만 보고 그런 걸 다 아는 거냐'고요.


색종이를 골라서 찢어 붙이거나 색연필로 이름만 적었을 뿐인데, 만난 지 몇 분도 안돼서 선택한 컬러 하나만 보고 이런저런 성격이나 감정상태를 알려주니 놀랄 수밖에요.

평소 성격은 어떻고 외부에서 활동할 때는 어떤 성격을 주로 보여주는데, 진짜 속마음은 어떤 상태인지를 말해주면 신기하다 못해 의심을 하기도 합니다. 혹시 '점쟁이'가 아닌지 하고요.  아마 말은 안 해도  '신기(神氣)가 있다고 짐작하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그런 분들께 자신 있게 말하죠. 

'사실은 컬러가 말하는 걸 듣는 거예요. 전 컬러의 말을 듣고 전달해주는 사람일 뿐입니다.'



컬러가 이야기를 한다면 어떨까요?


눈만 뜨면 보이는 색깔들이 빨, 주, 노, 초, 파, 남, 보 말을 걸어오고, 내게 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애쓰고 있다면 말이죠. 조금만 생각해보면 우리는 누구보다 더 많이 컬러와 소통하며 영향을 주고받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진짜 말을 걸고 대화를 나누는 건 아니지만, 사람들은 컬러를 입고 먹고 만지고 보면서 컬러의 영향을 받고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알고 보면 보이는 컬러보다 보이지 않는 컬러가 훨씬 강하게 우리 삶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의식하지 못하고 살 뿐이죠. 사실은 눈으로 보는 빨간색보다 마음으로 느끼는 빨간색이 더 야하고 정렬적으로 나를 뜨겁게 자극할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https://unsplash.com/s/photos/red


예를 들어 드라마 속 청순했던 여주인공이 복수의 칼날을 갈면서 갑자기 한 번도 입지 않던 붉은 옷을 빼입고 새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나타나면, 우리는 빨간색에서 매우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인상을 받게 될 겁니다. 여주인공이 입고 바른 빨간색은 아주 예뻐 보여서 바로 따라 하고 싶어 지더라도 말이죠. 빨간색이 아무리 매력적으로 보이더라도 우리는 그 빨간색의 이면에 감춰진 피를 부르는 복수의 잔인함과 타오르는 분노를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주인공의 마음은 내 무의식의 본능을 자극하면서, 내 감정을 흥분시키고 몸의 온도를 상승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땐 괜히 옆에 있는 남자를 째려보면서 다툴 수도 있으니까 조심해야 합니다.

https://unsplash.com/s/photos/red

그러다가 주인공이 바닷가로 달려가 푸른 바다를 바라본다면 우리도 주인공이 보는 바다를 보면서 마음을 가라앉힐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이 먹구름이 잔뜩 낀 파도가 거친 검푸른 바다를 봤다면 상황은 달라지지요. 우리는 마음이 가라앉기보다 주인공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암시를 파악하고 더욱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을 느끼게 될 테니까요.

https://unsplash.com/s/photos/sea

특별히 색채심리를 공부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얼마든지 컬러의 이미지를 상상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컬러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든 글이나 말로 표현하든지 마치 컬러가 말을 걸듯이 컬러가 전달하려는 의미를 알아챌 수 있는 거죠. 알고 보면 이미 우리는 보거나 보지 않거나 종일 컬러와 소통하며 별별 이야기를 다 나누면서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여러분도 컬러의 말을 배우면 저처럼 컬러가 겉으로 보여주는 것외에 컬러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어요.'



컬러의 말도 배우면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내가 모르거나 잘할 수 없는 걸 척척해내는 사람을 보면 호기심을 갖고 신기해하지요. 

모르면 이상하고 신기하지만, 알고 나면 너무나 쉽고 당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을 말이죠.

컬러도 그중 하나입니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과 비슷하죠. 처음엔 도통 알아들을 수 없어 답답하고 쏼라쏼라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 앞에서 주눅 들기 쉽습니다. 

하지만 점점 실력이 늘어나서 영화나 드라마도 자막 없이 볼 수 있고 읽고 싶은 책도 얼마든지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외국인과의 대화도 술술 막힘없이 할 수 있다면  참 신나고 즐겁겠죠. 

컬러를 알기 위해선 컬러의 말을 알아듣는 게 중요합니다. 정확히는 컬러의 상징과 의미를 알아야 한다고 해야겠지요.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Henri de Toulouse-Lautrec, 1864~1901)


조르주 드 라 투르(Georges de La Tour, March 13, 1593 – January 30, 1652)


컬러의 말을 하는 건 외국어 공부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내가 원하고 가고 싶은 나라들과 교류하고 일이나 공부를 해야 한다면 외국어를 알아야겠지요.  자신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만큼 말이지요. 

어떤 언어든지 말을 모를 땐 답답하고 소통하기 두렵고 막막합니다. 쏼라쏼라 뭐라고 하는지 느낌은 있는데 제대로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말을 알면 어려울 것도 없는데 말입니다. 말이 통하면 무슨 의미로 그런 말을 했는지 알 수 있고 내가 필요한 말을 건네는 것이 어렵지 않죠. 그러다가 대화가 깊어지면 그 사람의 마음에 담아 둔 이야기도 하게 되고 좀 차원을 높여서 서로의 가치관과 삶의 의미같이 철학적인 이야기도 나눌 수 있게 됩니다. 

 1859, Jean Leon Gerome 1824-1904 Joy of Life Art Gallery


컬러도 컬러만의 언어가 있어서 소통하고 싶다면 컬러의 언어를 배우는 게 중요합니다. 컬러의 언어를 이해하면 얼마든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죠.  물론 내가 컬러의 언어로 말할 수 있는 만큼만요. 

여기서 컬러의 언어라고 자꾸 부르니까, 컬러가 정말 말을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소리를 내는 건 아니지만 보이지 않는 소통의 언어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런 걸 '비언어적 의사소통(Nonverbal communication)'이라고 하죠. 조금만 생각해보면 우리는 말로 소통하는 것보다 몸짓이나 표정 또는 내가 입은 옷과 컬러 등으로 암암리에 내 생각과 마음을 표현하는 일이 훨씬 많습니다. 바로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엄청 하고 있다는 겁니다.

컬러 언어도 바로 이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가능합니다. 컬러는 빛의 파장을 전달하는 생생한 에너지인 데다가 수많은 컬러들이 수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상징 수단인 만큼 정말 할 말이 끝없이 많겠죠. 소리만 안 낼 뿐이지 소리 없이 표현하는 컬러의 말이 소리 내는 것보다 더 자세하고 대화가 잘 통할 수 있습니다. 


왜 그림동화 속 여주인공들은 빨간색과 연관이 있을까요? 



컬러의 말을 이해하고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싶으시다면, 외국어를 공부하듯이 컬러도 공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시험을 치르듯이 공부하실 건 없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공부를 하면 컬러에 대해 알기도 전에 컬러가 무지 싫어질지도 모릅니다. 

다행히 컬러는 배우기 아주 좋은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면 늘 우리 주변에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외국어를 잘하려면 그 나라에 가보고 그 나라 사람들과 살면서 대화도 많이 나누고 원서도 읽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익히는 게 최고죠. 그런데 어디 그게 쉽나요. 이론으로는 알겠는데 체험 없이는 참 어렵죠.

컬러도 잘하려면 자꾸 보고 관찰하고 이것저것 체험하며 자연스럽게 익혀야 합니다. 그런데 컬러는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 주변에서 살펴보고 경험하기 좋습니다. 그래서 맘만 먹으면 외국어보다는 배우기가 편리합니다.

게다가 요즘은 '컬러의 홍수'라고 할 정도로 시각적인 정보가 넘쳐나니까요. 가만히 앉아서 세계의 명화와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미술사까지 찾아볼 수 있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데 컬러에 대해 알아보고 친해질 기회는 엄청나죠. 



컬러의 언어로 통하는 나와 너 그리고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 이야기


디지털 시대가 열리면서 사람들은 컬러에 휩싸여 살아가고 있지요. 인류 역사상 이렇게 많은 시각 이미지와 컬러가 쏟아졌던 적은 없었습니다.  컬러 세대라고 부를 정도로 소비자들은 컬러에 노출되고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시즌별로 유행 컬러가 발표되고 정치인들도 컬러로 자신과 정당의 이미지를 홍보하는 시대가 되었죠. 제품의 성공 여부를 컬러가 결정한다고 할 정도로 컬러는 대중화되고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우리는 컬러가 우리 삶에 미치는 의미나 영향에 대해 너무 모르고 살아갑니다. 종일 컬러에 둘러싸여 지내면서도 막상 컬러에 대해 물어보면 나와는 별로 상관없는 걸로 생각하기 쉽죠. 물건을 사거나 집을 꾸미고 요리를 할 때 빼고는 별로 컬러와 엮일 일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미술을 전공했지만 저라고 특별히 컬러에 대해 아는 건 없었습니다. 물감의 이름이나 색채 현상을 몇 가지 알고 있는 정도였죠. 전시회는 많이 다녔지만 미술작품에서 컬러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색채심리를 알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컬러를 통해 심리를 파악할 수 있고, 컬러로 몸을 치료하거나 감정을 조절하고 마음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 알고나서부터 컬러를 보고 이해하는 눈이 그야말로 확 달라질 수 있었죠. 그림, 그림책, 사진, 영화와 드라마는 물론 길거리 풍경과 지나가는 사람들, 간판까지 눈에 띄는 모든 컬러가 다시 보이고 그 이면에 감춰진 욕망과 진짜 이야기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진작 알았더라면 좀 더 깊이 작품을 감상하고 사람을 이해하고 세상을 살아가는데 도움을 얻었을 것 같아 분한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지요.

컬러에 대해 배운 게 있다면, 미술시험에 단골로 나오던 삼원색과 색상환 정도고, 필요해서 배운 게 아니라 시험에 나오니까 억지로 외워야 했던 것들로 기억되는데 컬러를 알아 뭐하나 싶은 게 관심이 없을 수밖에요. 왜 미술과 컬러를 그렇게밖에 못 배우고 못 가르쳤는지 두고두고 안타깝고 반성하게 됩니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을 쓰고 컬러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고 싶은 바람이 큽니다.


색채심리를 공부하고 가르치면서 가장 많이 고민하고 연구하는 것도 어떻게 하면 재밌게 즐기고 바로 써먹는 컬러를 알려줄까 하는 것입니다. 컬러에 대한 오해나 편견, 컬러에 대한 거리감을 떨쳐버리고 컬러가 지니고 있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경험하도록 돕고 싶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전문가가 컬러 리딩을 해주고 해석을 하더라도 내가 느끼지 못하고 이해할 수 없다면 컬러는 제 역할을 감당할 수 없으니까요. 컬러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려면 무엇보다 스스로 깨닫고 통찰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어야 합니다.  색채심리를 통해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컬러의 의미를 깨닫고 마음을 치유하면 참 좋겠습니다.  컬러를 통해 기분을 전환하고, 나만의 색깔을 찾고, 나의 강점을 살리는 컬러 에너지를 발견하고, 서로의 컬러를 이해하면서 세상을 아름답게 빛내며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몰라서 보지 못하고 이해할 수없었던 컬러의 의미와 영향력을 누구나 알 수 있는 옛날이야기, 동화, 그림책, 명화,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알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이 책을 보는 동안 여러분은 컬러가 얼마나 깊숙이 우리 감정에 개입하고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컬러가 지니고 있는 상징과 의미가 이렇게 놀랍고 의미심장한 것이었는지 알면 알수록 흥미롭고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기쁨을 맛보시기 바랍니다. 색채심리를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나를 이해하고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을 거라는 안타까움을 가질 수도 있지요. 너무 큰 기대라고 생각하신다면 컬러의 매력에 좀 더 빠져보시길.


빛의 에너지로 우리에게 찾아온 컬러가 아직 우리에게 들려주지 못한 이야기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 책을 보는 동안 아름다운 컬러 에너지가 여러분 가슴을 두드리고 컬러의 지혜를 전해주길 바라면서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20년 가을, 김 단예




'우리는 모두 빛의 존재들입니다. 나만의 색깔을 찾아 빛날 때, 

우리 모두는 무지개색으로 하모니를 이루며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물들일 수 있습니다.'

                                                                                                              - 색깔 읽는 미인 김 단예




※ 여기 실린 모든 글은 저작권이 있는 글이므로 무단복제는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공유해주실 경우, 원저자와 출처(링크 공유: https://brunch.co.kr/@light-irang/58/write)를 꼭 밝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함께 성장하고 윈윈 해주세요.




이제부터 흥미진진하게 컬러 이야기를 속속 파헤쳐 드릴 색깔 읽는 미인 김단 예입니다.


그런데 왜 미인이냐고요?

외모가 뛰어난 미인을 말하는 건 전혀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미술과 인문학'을 줄여서 '미인'이라고 부르는 거니까요.

미술과 인문학을 두루두루 둘러보고 흥미롭고 유익한 컬러 이야기를 속속 짚어 알려드리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한 번 듣고 기억하기 쉬운 '색깔 읽는 미인'으로 제 소셜 브랜드를 만들어 봤어요. 괜찮나요?

자주 찾아와 글도 읽고 공감해 주시면서 구독과 공유하시면서 소개도 해주시면 무지 감사하겠습니다.




컬러가 본능적으로 끌려 닥치는 대로 공부하고 글도 쓰고 강의도 하다 보니 20년 이상 색채심리에 빠져 살고 있습니다. '미술과 인문학에 감춰진 컬러(줄여서 미인 컬러)'를 통해 미처 보지 못한 컬러의 상징과 의미를  발견하고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합니다. 컬러가 빛의 에너지로 몸과 마음을 풀어주고 상한 감정을 치유해줄 수 있다는 걸 믿고 체험하고 있지요.  사람들이 타고난 자신만의 색깔을 찾고 강점을 발견하여 개성 있는 삶을 살기 바라는 마음으로, 컬러로 소통하고 놀며 컬러 에너지를 나누고 사는 기쁨을 즐기고 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여러분과 컬러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색색깔깔 컬러와 더불어 마음을 나누고 힘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하려고 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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