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잘 보이는 색과 색채심리
"내일은 내일은 태양이 뜰거야"로 번역하기도 했더군요.
'스칼렛'하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여주인공인 떠오릅니다.
강인하고 열정적이며 도전과 집착, 분노와 공격성, 악착같은 근성과 칠전팔기의 끈기 등 그녀의 인상은 강하고 정열적이죠. '스칼렛'이라는 이름은 부르려면 아무래도 발음이 강하고 똑 떨어지게 말하게 됩니다.
발음만 그런게 아니예요.
스칼렛이라는 이름은 컬러중 가장 눈에 띄고 강렬한 색깔인 레드 중의 레드 '스칼렛'으로 열정적이고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작가들은 책을 쓰거나 영화, 드라마 등 작품을 만들 때 이름 짓기로 골머리를 무척 고심합니다.
딱 떨어지는 이름이 한방에 나와주면 좋겠지만, 잘 어울리는 이름을 못찾을 경우, 캐릭터가 제대로 살아나질 못하니까요. 제목부터 등장인물 하나 하나 작가는 어떻게 이름짓고 불러야 좋을지 고민이 클 수 밖에.
이름을 고심하는 건 작가들 뿐만이 아니예요.
인기를 끌어야하는 연애인들도 눈에 띄고 어울리는 한마디로 잘나가는 이름을 짓기위해 애쓰죠.
크건 작건 브랜드를 내밀고 간판을 세워야하는 사람들도 예외가 아니지요.
사진출처: https://newsis.com/view/?id=NISX20110406_0007865093
뭐든 지나치게 찾으면 뻔히 알던 것도 찾지 못하고 헤매기 쉬워요.
그러다가 마음을 내려놓고 있으면 엉뚱한 곳에서 눈에 띄게 되는거죠.
아이디어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작가들은 생각이 마르고 착상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별별 걸 다 뒤적거리면서 생각을 뒹굴거리죠. 그리고 말장난치듯 인물의 성격을 단박에 떠오르게 할 단어를 조합하거나, 친숙한 명사를 묘하게 갖다붙이기도 해요. 특히 대중을 사로잡아야하는 드라마의 경우, 인물의 성격을 바로 알만한 직관적인 이름을 붙여줄때가 많지요.
기대주, 신기한, 나노라, 최신형, 나대라, 정갈희, ...ㅋㅋㅋ
이름만 들어도 어떤 인물인지 알 것같아요.
때로는 필명이나 영어이름을 붙여서 더 직접적으로 성향을 보여주기도 하지요.
라이언 골드, 스파이 리, 미스터선샤인...
이름, 필명, 제목에서부터 어떤 기질과 성격을 지니고 어떤 역할을 할지 뻔히 보여주거나 기대하게 만들죠. 그러다보니 좋아하는 작품에 등장했던 주인공이나 배우의 이름이 유행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두고두고 회자하며 머리 콕 박힐 이름을 짓느라 머리를 쥐어짜다보면 어느 순간 직관적으로 이름이 떠오르고 가슴에 팍팍 와닿을 때가 있어요. 궁하면 통한다고 찾다보면 갑자기 먹던 음식, 꽃이나 나무, 사용하던 물감이름에서 영감을 얻기도 합니다.
JYP의 대표인 박진영이 가수 세븐의 예명을 지어줄 때,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고심하다가 밥을 먹으러 갔을 때 깍두기가 일곱개 있는 걸보고 '세븐'이라고 이름 붙인 것도 엉뚱한 곳에서 스타의 이름이 튀어나오는 사례로 꼽을 수 있지요.
가수 알리도 알리의 이미지가 여성스럽기보다 씩씩하고 강해보여서, 복서 알리의 이름을 짖꿋게 붙여주었는데, 기억도 쉽고 알리의 이미지를 알리는데도 한몫합니다.
마거릿 미첼을 세계적인 거장으로 만들어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나오는 중요인물들은 컬러명과 꽤 연관이 있어요.
레트 버틀러(Rhett Butler)
강렬하고 도도한 여인 스칼렛을 격정적으로 안고 입맞춤하는 남자주인공 레트 버틀러의 이름은 정열적인 빨간색 스칼렛에 강렬히 맞설만한 딥레드(Deep Red)의 이미지가 강하게 떠오릅니다.
활활 불타오를 것처럼 뜨겁고 금세 불태울 것처럼 격렬하며 때론 무서울 정도로 공격적이고 사납기까지해요.
여주와 남주 모두에게 딱 떨어지는 이름을 짓느라 고심한만큼 캐릭터가 돋보이고 사람들에게 각인되는 이름을 짓고나면 글이 술술 풀리는데 큰 몫을 하지요.
레트 버틀러 칵테일( Rhett Butler cocktail)
뜨겁고 본능에 충실한 남자주인공은 자신이 목표한 것을 쟁취하는 집념과 불처럼 강렬하지만 유연한 모습도 보여줍니다. 남자주인공의 이름을 따서 만드는 레트 버틀러 칵테일도 강하면서 부드러운 맛을 살려 눈길을 사로잡지요.
스칼렛과 레트 모두 컬러의 이름과 속성을 닮아 '레드'가 떠오르지만, 스칼렛의 주홍색과 레트의 빨간색은 같으면서도 또다른 레드의 속성을 드러내죠. 주홍색은 빨간색에 노란색이 섞여서, 레드가 좀 더 밝고 경쾌하며 때로는 천방지축으로 인기를 끌고 주목받고 싶어하는 철없는 모습이 엿보이네요.
한편 진한빨간색을 연상시키는 레트는 빨간색의 공격성과 모험심, 거칠고 도전적인 이미지가 강하게 풍기죠.
색채심리의 측면에서 볼 때, 주홍색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추진력과 순발력 있게 성공을 위해 변화하고 이익을 챙기려는 욕망이 내재되어 있어요. 실제 주홍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실속있고 현실적으로 이익이 있는 것에 관심을 두기 쉽지요. 주홍색을 좋아하는 사람의 경우, 테라스에 화분을 놓는다면 관상용으로 보기만하는 꽃을 놓기보다는 방울토마토나 고추하나라도 수확하고 먹을 수 있는 유용한 것을 심기 원하는 걸 자주 볼 수 있어요. 이렇게 닮은 듯 다른 스칼렛과 레트의 만남은 불보듯 뻔한 여주와 남주의 갈등과 격한 감정의 충돌을 예상하게 해요. 물론 색채심리를 알 경우에 말이죠.
색채심리를 통해서 스토리를 감상하다보면, 왜 여주와 남주가 그런 성격을 드러내고, 그렇게 충동적이며, 강한 생활력을 보여주고, 격한 감정에 휩싸이며 상처입고 상처입히는지 이해하기가 한결 쉬워집니다.
컬러가 지닌 상징과 속성을 알면 알수록 영화, 소설, 드라마 등 우리가 그동안 보아왔던 작품들이 더 깊고 새롭게 이해할 수 있어요. 특히 시각적 영상이 제공되는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 직접 영상을 통해 컬러를 볼 수 있기에 인물들의 의상, 악세서리, 무대의 배경 하나하나에 감춰진 컬러코드를 통해 미처 대사나 몸짓으로 읽지 못한 미묘한 심리까지 관찰하고 더 깊고 섬세하게 작품을 감상하고 이해할 수 있답니다.
뭐 그렇게까지 작품을 세밀하게 볼 필요가 있냐고 할 수도 있지요.
그런데 말이죠. 컬러를 통해 색채심리를 보면 볼수록 그 재미가 남달라요.
왜 진작 이런 걸 몰랐을까 싶을 정도로 매력있고 신기하며 신비하기까지 해요.
'그렇게 깊은 뜻이'....
이런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니까요.
그럼 할 말이 넘 많아서 오늘은 이만....^^
계속 이어서 여주와 남주 그리고 작품 곳곳에 감춰진 컬러의 비밀을 쏙쏙 파헤쳐 컬러의 신비와 심리를 재미나게 전하려 합니다. 그 전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거나 읽으면 좋을 것같아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