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넬리 방에 있던 창문 너머 풍경
Llanelli sky 2014
26 ✕ 36.8cm / Watercolor on paper
웨일스에 있으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자연과 아주 가까이 자주 만날 수 있었던 거다.
그리고 매일 내가 지내던 숙소 방의 창에 비친 풍경은 한 번도 같은 날이 없었다.
창은 늘 같은 모습으로 고정되어 있었지만,
창 너머의 풍경은 하루하루 다른 색의 하늘로 우리 방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다.
함께 지내던 룸메 언니가 하늘의 구름모양들을 보고는,
"심해에서 살고 있는 물고기들이 바다 안에서는 캄캄하고 사람들이 볼 수 없기 때문에
가끔 신이 그 물고기의 모습을 닮은 구름들을 하늘에 그려놓는 것 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나에게는 참 이상하게 들렸는데,
지금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것 같다 :)
마냥 좋아하기만 했던 자연을 정말 더 사랑하고 깊이 좋아할 수 있게 된 건,
할머니 감성 룸메 언니[언니의 별명 : 할머니 안느] 때문이다.
아침엔 바다를 걸으며 하늘을 보면서 묵상을 하기도 하고,
캄캄한 저녁에는 가끔 뒷마당에 누워 하늘의 별을 보며 자연을 더 알게 되었다.
나는 자연 속에 더 많이 머물고 걷게 되면서, 하늘을 눈으로만 보지 않게 되었다.
자연 속에서 종일 걷기만 했던 경험들 속에 잠시 쉬었다 걷는 법을 배웠고,
눈을 감고 주위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마음을 얻게 되면서,
바람소리로도 하늘을 가끔 볼 수 있는 순간을 가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