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마음에 들지 않았던 선들이 지금은 내 마음에 와 닿았다.
이상하다.
그땐 이 드로잉들을 그리면서 내가 쓰던 선들이 너무 부끄럽고 완성된 그림들이 싫었던 나였는데, 그래서 나는 괜히 "펜이 별로인가? 종이가 너무 오래돼서 그런 거야!"라고 이유도 가져다 붙이면서 마음에 들지 않았던 나의 선들을 다른 이유로 싫어하려고 했다. 그런데 진짜 이상하게도 지금은 그 삐뚤한 선들이 먼가 엉거주춤한 외형을 지닌 형태들이 참 귀여워 보인다.
Llanelli Town 2014
21 X 28.7 / pen on paper
우리의 삶에서도 그땐 참 싫고 좋지 않거나 사랑하지 않았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괜찮아 지거나 오히려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음식취향도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예전에 먹지 않거나 먹지 못했던 요리들이 갑자기 내 입맛에 딱하고 좋아지는 상황들이 생겨나는 것처럼, 어쩌면 또 어느 순간 싫어했다 좋아진 것들이 또 싫어질 수 도 있을 거다.
라넬리 타운에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그림을 그렸던 그때의 느낌과 선들을 보고, 그 순간들을 생각할 수는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에 나는 그때 내가 그렸던 선들을 비슷하게 흉내를 낼 수는 있겠지만 똑같이 표현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시간 속의 나에게 지금의 나는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나온 모든 시간들이 나를 웃게 해 줄 수는 없지만 그 시간을 통해서 내가 깨닫고 깊이 생각하고 느끼고 배울 수 있다면 그 경험들 모두가 좋지 않아도 분명 우리는 그 경험을 끌어안아 나에게 어떤 모양의 거름으로 나의 마음의 땅에 뿌려지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모든 경험과 하루의 일과와 내가 지나온 어떤 순간들을 음미할 수 있는 잠깐의 피카 타임:)을 가질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시간 중에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발견하게 되지는 않을까?
:)
피카 타임
:스웨덴 사람들은 오후서 너 시간 되면
언제 어디서나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스웨덴식 커피 브레이크인 피카 시간을 가진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