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등락登落의 계절

그래프를 끄고 숨을 고르는 시간

by 안명심


등락(登落)의 계절



푸르게 식어가는 화면 속


절벽 끝

붉은 선 하나 붙든 채

당신이 서 있.


숫자를 삼킨

무거운 침묵


오늘의 하락이

당신의 추락은 아니기에

잠시 화면을 끄고

이제

당신의 숨소리에 배당을 줄 시간


지수는

오르겠지만

당신의 오늘 하루는

단 한 번뿐인 상한가이므로







詩作노트

사람은 숨 쉬는 순간마다 이미 배당을 받고 있는 존재이다
주식 화면은 하루에도 수백 번 색이 바뀌지만
사람의 하루는 단 한 번만 거래되는
상장도 폐장도 딱 한 번뿐인 종목이다.

증권사 전광판에서 시작해서
방 안의 한 사람 호흡으로 천천히 들어오는 느낌을 적었다
(그래프 → 숫자 → 침묵 → 숨 → 하루)

주식 이야기지만 삶에 대한 글이다
매거진의 이전글32. 오늘 오는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