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낸 햇수만큼 잇몸이 예민해졌다.
치밀하게 파고드는 날카로운 진동
치아 사이 굳어버린 시간들을
잘게 부수며 길을 낸다
윙- 하는 낮은 울림과 함께 잇몸 사이로 시린
바람이 스치고,
이내 차가운 소나기가 쏟아진다.
구석구석 숨어있던 어제의 커피와
지난날의 피로가 부서져 나간다
시릿한 물줄기가 훑고 지나간 자리에
남아있던 소란들이 비워지고
비로소 드러나는 투명한 결
생의 모서리마다 단단하게 눌어붙어 도무지
풀리지 않던 매듭들도
이 처럼 속절없이 깎여 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세찬 물길 따라 묵은 마음도 씻겨 내려간다.
폭풍이 지나간 자리,
어색하게 비어버린 틈새마다
새로운 공기가 차오른다
혀끝에 닿는 날 선 감각이
비 갠 뒤의 하늘처럼 상쾌하다
詩作 노트
가끔씩 아귀가 안 맞아 턱관절인듯싶어
엑스레이를 찍고
스케일링도 받았다
좀처럼 긁어내지 못한
지난날의 찌꺼기들이 기계 소리와 물 튀기는
소리에 섞여 떨어져 나갔다
혀가 말리는 긴장감으로
한참 동안을
얼굴을 덮은 타월 속에서 숨죽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