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오디션

찬란한 비상을 꿈꾸는 사람들

by 안명심


오디션



​빛의 폭포가 정적을 부술 때

바닥으로 떨어지는 절망의 허물들

그곳에서 돋아난 낯선 날개 하나가

폐허가 된 어제를 딛고 허공을 가로지른다

낡은 지도를 스스로 찢고 나가는

전혀 다른 생(生)의 첫 번째 활주로


​찰나에 새겨진 그 눈부신 화인(火印)

비로소 궤도를 찾은

어느 무명의 장엄한 이정







詩作 노트

단 한 줄기의 조명이 절망을 희망으로
비명을 노래로, 낙인을 날개로 뒤바꾸는
그 '찰나의 반전'인 오디션

​무대 바닥에 버려진 수없이 많은 번호표들과
먼지 쌓인 과거의 잔해들을 뒤로하고,
오직 제 안의 울림만으로 허공을 가르는
무명의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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