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시민시장
동트기 전 나흘을 기다린 삶들이
다섯 날에 몰려들고 있다
누군가는 두부 한 모를 사고
누군가는 소식 하나를 팔러 오는 것이다.
갓 부친 녹두전 냄새가 바람에 섞이고
나는
장터를 돌며 생선 비늘처럼 반짝이는 시간들을 줍는다
비린내와 달큼한 약초향의 조화가 짭조름하다.
고단함이 묻어나는 할머니의 주름진 손
가지런히 쌓인 대파 무더기를 뒤적이며
꼬깃꼬깃한 지폐 몇 장을 파랗게 물든 손끝으로
쓸어 담는다
비닐 포장지속 파래의 짠 내음
장판을 걷는 소리와 함께 양파 껍질 한 조각이
허공에 실려 바람에 날아간다
다섯 날이 지나고
다시 나흘을 기다리는 광장에
흐릿한 달무리가 지고 있다
집 옆에 시민시장 오일장이 있었다
강아지와 함께 늘 산책 나가던 친근한 장소였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시장은 문을 닫았고,
그 풍경은 이제 추억 속에만 살아있다
기억 속에만 남아있는 오일장.
어떤 빛깔이었는지.
기름 냄새와 이른 아침의 함성,
솔이와 함께 걸었던 그 골목의 공기까지.
삶의 냄새가 묻어 있던 그 자리,
고단한 손길과 소소한 웃음이 뒤섞이던 장터의 풍경이 그립다.
다섯 날을 기다리던 오일장의 리듬처럼,
우리의 일상도 그렇게 이어지고 반복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