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라 쓰고 캐럴이라 읽어본다
종소리가 멸종된 거리
축제의 소란이 증발해 버린 무채색의 도시
빈 가지마다 걸린 전구들은 타오르지 못한 채
누군가 흘리고 간 마른 고백처럼 위태롭게 매달려 있다
흰 눈의 축복조차 허락되지 않은 건조한 대기 위로
얼어붙은 정적이 낮은 보폭으로 산책을 한다
희미한 방의 창틀에는 온기의 보풀이 모이고
낮은 천장 아래로 촘촘히 박힌 온도
비로소 기나긴 밤을 길어 올리는 불씨가 된다
구원은 먼 곳의 눈부신 서광이 아니다.
소음이 소거된 어둠의 모서리마다
겹쳐진 숨결이 투명한 싹을 틔워 올리는 어느 찰나,
세상은 오늘 밤,
작은방들에서 새어 나오는 그림자만으로도
충분한 전야 다.
오늘의 성탄이브는
적막과 온기의 공존이다
ෆ⸒⸒
적막을 뚫고 나오는 내밀한 온기를 배치하여 '절망스럽지 않은 고요함'을 완성해 보았다
성탄 전야의 풍경이 옛스럽지는 않아도
캐럴을 들어볼 수 없는 거리일지라도,
어디선가는 미래를 밝히는 연인들의 따스함이
있겠지.
아~
이 건조하지만 따스한 성탄 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