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톨리아 소금 호수
2023년 2월, 지진으로 들끓던 소식이 연일 귀를 때리던 때였다.
혼란스러운 뉴스를 뒤로하고 튀르키에로 향했다. 불안과 안도의 감정이 뒤섞인 채,
도착 3일째
아나톨리아 고원의 한복판에 자리한 소금호수로 발길이 닿았다.
끝없이 펼쳐진 흰빛의 대지는 바다를 닮았으되
물결이 없었다.
햇살이 얕게 깔린 호수
그 빛 위를 걸었다.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던 소금 결정은 낯선 악기의 현처럼 미세한 울림을 흘렸다.
하늘은 호수와 경계를 잃고,
나는 그 사이에 투명하게 놓인 그림자가 되었다.
한때는 바다였을 이곳이,
세월의 증발 끝에 순결한 뼈만 남겨둔 듯했다.
그러나 그 고요는 불안이 아니라 깊은 위로였다.
멀리서 붉은 날개를 펼친 플라밍고 떼가 날아들었다.
그 날갯짓은 죽음과 재앙의 그림자를 지우듯,
풍경 속에 살아 있음의 증거를 새겨놓았다.
나는 그 순간, 자연이 들려주는 가장 단단한 언어가 침묵임을 깨달았다.
소금호수는 단지 여행지가 아니었다.
지진의 흔들림 속에서 만난 이 정적의 바다는,
삶이란 결국 무너짐과 다시 일어섬을 동시에 품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거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