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살 소년 이야기
열다섯 살 소년이 자신을 키워준 엄마를 죽였다는 기사를 아침에 읽었다.
아이는 갓난아기 때 길가에 버려져 혈연관계는
아니었지만
그녀의 손에 맡겨져 열다섯 해 동안 친자식처럼 ,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잠을 자며 살아왔는데
그렇게 그 손에 키워진 아이가 그 엄마의 생명을
끊은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짧은 한마디였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자식.”
아이의 가슴속에 불씨처럼 내려앉은 한마디.
여기에 더해진 손찌검은 불길이 되었고,
순간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는 폭력으로 번졌다.
아이는 가장 사랑했던 존재를 제 스스로 버렸다.
“쓸모없다”는 말은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칼이다.
아이에게 그것은 생존의 이유를 뿌리째 흔드는 말이었으리라.
결국 그 상처가 폭발하며 비극이 일어났다.
우리는 얼마나 쉽게 말을 던지는가.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가 누군가의 내면을 무너뜨릴 수도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잊고 산다.
반대로 “넌 소중하다”는 말이
삶을 지탱하는 울타리가 되는 것인데.
이 비극의 시작은 어디였을까.
양육자의 사랑이 충분치 않았던 탓일까.
아이의 불완전한 내면이 제때 치유되지 못한 탓일까. 아니면, 사회가 품어주지 못한 한 아이의 상처였을까. 아마 그 모든 것이 겹쳐진 결과일 것이다.
소년의 죄는 법정에서 다뤄지겠지만,
그의 상처는 사회 전체가 품어야 할 몫이다.
한 아이가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되는 현실은 결코
그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사랑과 언어의 빈자리를 방치한 사회의 그림자다.
법정 스님의 《설해목 雪害木》에
망나니 더벅머리 학생이 절에 찾아왔을 때,
꾸중과 훈계를 예상했는데
스님은 꾸짖지 않았다.
그저 물을 따라주고, 차를 건네며 조용히 시중을 들었다.
학생은 그 배려 속에서 부끄러움을 느꼈고, 말없이 전해지는 자비에 감동했다.
그에게는 몇천 마디 말보다
다사로운 손길이 그리웠던 것이다
언어보다 따뜻한 행동이 사람을 바꾸는 힘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