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HMR, 로컬푸드, 저염저당

2017년 식품산업에 거는 기대

  2017년 올해의 식품산업은 어떻게 변할까? 새해가 될 때마다 한번쯤 해보는 생각인데, 올해는 전반적인 내수경기 침체와 더불어 식품산업도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성장하고 있는, 혹은 성장가능한 분야는 분명 존재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속가능할 식품산업 트렌드에 대해 한번 살펴보고자 한다. 

    

HMR, 국내 농식품산업의 희망

   HMR(가정간편식, Home Meal Replacement)시장은 불황기 두드러지게 성장하고 있는 식품 카테고리이다. 2016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펴낸 “가정식 대체식품(HMR)산업의 현황과 정책과제”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국내 HMR 시장의 규모는 생산액 기준으로 즉석 섭취식품 1조 1609억원 즉석조리식품 5851억원 등 총 1조7460억원 규모에 달하며, 2015년에는 2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HMR시장은 올해도 변함없이 1인가구 확대, 가격 경쟁력, 조리의 간편성 및 편의성 등의 효과에 힘입어 여전히 고성장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통업체 PB제품을 중심으로 한 고급화 및 품질향상은 저가 외식 시장의 대체재로서 시장을 더 확대하고 있다. HMR시장의 성장에 따라 국내 농산물 소비 유통시장이 변화하고 있는데, HMR시장에서 국내산 원재료 사용비중은 72.7%로서 매우 높으며, 특히 쌀의 경우 92.2%에 달한다. 이에 비해 쌀을 제외한 HMR제품에서의 국내산 원료 사용 비중은 52.8%정도로서 국내 쌀소비에 HMR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만약 가공업체의 산지직거래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산지로부터 중간도매상을 거쳐, 가락시장으로 이어지는 기존의 농산물 유통경로를 단순화하는 효과도 나올 수 있다. 반면, 저가형 외식시장을 잠식하며 성장하는 HMR의 성장으로 인해 외식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들고 있는 현실은 HMR시장의 성장을 좋게만 볼 수 없게 하는 한 가지 요인이 되고 있다.     


다양성과 새로운 시장 기회로 준비된 로컬푸드

  로컬푸드는 우리 농촌의 6차산업화 전략의 핵심으로서 산지에서 나는 제철농산물로 우리의 식탁을 채우자라는 것이 근본적 취지이다. 이상은 그러하지만, 실제로는 아직 개념이 정립되지 못한채, 친환경, 유기농 가공제품들과 뒤섞어 유통되고 있는 것도 현실의 모습이다. 요즘 진행되고 있는 로컬푸드의 방향을 보면 신토불이라던가 탄소배출 감소 등의 기존 로컬푸드의 정의와는 약간 다른 새로운 형태가 감지된다. 먼저, 스페인의 이베리코 돼지로 만든 하몽, 로컬푸드의 대표적인 사례인 하몽이 스페인이 아닌 한국에서도 유통이 되고 있다. 탄소배출 감소, 신토불이 등 기존 로컬푸드의 정의와는 다른 방식으로 유통되는 하몽을 어떻게 봐야할까? 하나 더 예로 들면, 우리가 흔하게 쓰고 있는 올리브유는 원래 로컬푸드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스페인의 올리브유 산지는 국립원산지명칭사무소(INDO)에서 그 산지의 경계, 명칭, 생산방법, 생산량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등 로컬푸드처럼 관리되고 있다. 올리브유를 생산하는 방식 역시 용매로 대량추출하기보다는 전통적인 압착착유방식을 적용함으로써 굉장한 로컬푸드적 성격을 띄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생산된 올리브유가 모여 대형유통망을 통해 전 세계로 수출된다. 종합하면 로컬푸드는 그만의 신성불가침한 영역이 있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 얼마든지 기존 유통과 결합하여 대형화하고 수출상품도 될 수 있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하여, 처음부터 무조건 대형생산설비를 설치하여 품질의 균일화, 맛의 획일화를 추구하여 수출시장을 노린다라는 전략은 세우지 말자. 로컬푸드의 본질과는 안어울리는 일이다. 로컬푸드는 맛의 다양성을 바탕으로 정형화된 식품시장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벤처와 같은 유형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저염 저당거부할 수 없는 트렌드

   최근 수년간 국내 식품산업에서 꾸준히 회자되었던 트렌드는 “저염”, “저당”이었다. 2016년 정부에서 식품위생법 개정안을 공포함으로써  “위해가능 영양소 지정”논란이 있었지만, 정부가 수년간 일관되게 나트륨 저감과 당류 저감 정책을 추진해온 바 방법론에 이의는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저염, 저당 트렌드는 무시할 수 없다. 미국, EU 등 주요 글로벌 식품시장에서도 핫이슈인데, 해외에서 보는 “저염”, “저당” 트렌드는 국내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 국내에서는 국민건강을 위해 저염, 저당 정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해외에서는 그러한 정책적 당위성 말고도 식품신기술 개발적용, 미래 시장 확보 등을 위해 유수한 글로벌 식품회사들이 대체소재나 대체기술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다. 해외 업체들이 이러한 연구를 할 수 있는 배경에는 맛에 대한 연구 및 기술을 이미 어느정도 확보하고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미래 트렌드를 이끌 수 있는 역량이 맞물려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일례로 2015년 FDA에서 첨가당에 대한 규제방안을 발표하자 글로벌 식품회사 Mars에서는 바로 이 정책에 호응하여 바로 자사제품에 첨가당 함량을 표시하고 FDA 권고안에 따르기로 하는 등 식품회사의 자율적인 동참이 진행되고 있다.     

  소비자 트렌드 예측으로 유명한 서울대학교 김난도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17”을 통해 올해의 소비 키워드로 치킨런을 꼽았다. 각자도생으로 번역할 수 있는데 올해는 단순한 혼술혼밥이 아닌 프리미엄화된 1인 식품소비로 전개될 것이며, 설레지 않으면 구매하지 않지만 마음에 들때는 과감히 구매하는 패턴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따라 2017년 올해 식품트렌드는 1인 간편식 시장이 커지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성비가 뛰어난 프리미엄 B+급 제품이 가장 인기를 끌것으로 전망된다. 중요한 것은 기존의 무작정 만들고 보는 공급자 중심의 마인드보다는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자극하여 픽업하게끔 만든 소비자 지향 상품이 우위를 보이는 쪽으로 진행될 것이다. 마케팅전략상 보다 정교하게 설계된 제품이 인기를 끌 것이며, 유통채널의 다양화와 함께 이런 제품의 성장은 더 촉진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농식품 바이오 산업의 미래전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