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산업의 경제성 제고 및 지속가능한 농식품산업화
식품가공부산물은 식품가공시 목표 제품과 동시에 생산되는 중간산물을 가리키며, 보통 수거, 분리, 처리의 어려움으로 인해 대부분 활용되지 못하고 퇴비나 매립폐기, 소각 등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 식품가공부산물은 바이오매스 자원중 하나로서 재활용시 새롭게 생산되는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으며, 환경친화적으로서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일뿐만 아니라, 국내 식품산업의 생산성을 높임으로서 경제성과 가격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그 이용사례가 많지 않은데 참고할 만한 해외 사례와 함께 국내에서 생산되는 식품가공 부산물 자원의 이용전략을 한번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맥주의 원료 발아보리, 화장품 소재의 원료가 되다.
맥주는 보통 호프와 보리, 그리고 여기에 효모와 물을 첨가, 발효시켜 만든다. 이중 보리는 싹을 틔운 것을 사용하는데, 맥주원료로 사용된 후 찌꺼기로 생성되는 부산물 양이 상당히 많다. 미국의 어느 한 업체는 맥주생산공정에서 생성되는 발아보리 부산물이 그대로 폐기하기엔 너무 양이 많은 관계로 이를 활용한 식품 및 화장품, 기타 바이오소재를 만들고자 하는 방법을 강구하여 새로운 소재사업을 시작했는데 전체적인 사업전개플랜은 다음과 같다.
생성된 발아보리 부산물에 분쇄, 효소처리, 가수분해, 산/알칼리 추출 등의 단위가공기술을 적용하면 산업계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소재들이 생성된다. 단순히 기능성 소재들만 생산해내는 것은 아니고, 단백질, 식이섬유, 셀룰로스 같은 식품용 원료에서부터 화장품용 소재 및 바이오에탄올까지 식품이 아닌 산업분야에 사용되는 기초 소재들도 제작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었다. 이것은 하나의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해외에서는 추수하고 남은 밀이나 귀리 껍질로 식이섬유를 만들어 식품, 의약품, 도료, 화학약품, 심지어는 건축자재까지 굉장히 많은 분야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이러한 식이섬유 소재의 대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할뿐 실제 가공산업으로 개발하지 않아 부산물 관련 소재산업의 발전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식품부산물에 대한 관심 점점 높아져...
그러나, 최근 몇가지 유의미한 부산물 활용 사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감귤 주스 가공시 착즙 부산물로 만든 마스크팩용 셀룰로스 소재이다. 2010년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국산 감귤주스 부산물로부터 천연 셀룰로스 소재를 추출하는 기술은 2012년 민간기업3곳으로 이전되어 베트남등 해외 수출까지 진행되었다. 2010년 농촌진흥청 보도자료에 따르면, 감귤부산물은 연간 5만톤 가량이 생산되는 반면 그중 절반정도를 사료나 비료용도로 활용한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절반은 사용처를 구하지 못해 그대로 폐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연간 5억원에 이르는 폐기비용은 둘째치고라도 자원 낭비 및 환경 오염문제가 우려되었는데, 개발된 기술로 마스크팩을 제조할 경우 높아지는 수익성을 반영하면 감귤 매입가를 높일 수 있어 재배농민에게도 이득이 가는 가치공유의 수익모델을 가져갈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가격경쟁력이 수입산에 비해 뒤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국산 농산물의 경우 가공식품 개발시부터 이러한 부산물 활용 기술의 도입을 적극 고려하여 수익성과 가격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또한, 2013년부터 음식물폐기물의 해양투기가 금지되었고, 대량의 음식물쓰레기의 매립 또한 쉽지않다는 점에서 식품생산시 발생하는 부산물의 효과적인 처리활용은 식품업계에서 반드시 대비해야할 중요한 이슈인 것이다.
처리기술 부족과 불필요한 규제는 부산물 활용을 막는 장애요인
이렇듯 부산물 활용은 국내 농식품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음식물폐기물에 의한 환경오염도 막고, 바이오매스 자원재활용 등 관련 산업계에 미치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들이 많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몇 가지 장애요인 때문에 바로 활성화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국내엔 적절한 부산물 가공기술의 개발이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디고 뒤쳐져있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까지도 식품산업의 미래발전방향을 기능성식품에 맞춰 개발해오다보니 상대적으로 부산물을 처리할 수 있는 가공기술의 발달이 더뎠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그동안 국가연구과제등으로 부산물 처리기술이 지속적으로 연구되어온 것은 사실이나, 기능성 성분 추출을 통한 고부가가치화에 상대적으로 많은 관심을 보였을뿐, 순수하게 부산물을 재처리하여 수입원료를 대체하고자 하는 시도는 많지 않았다. 부산물 재처리 기술은 경제성을 고려한 최소비용 최소공정, 높은 생산성의 속성을 확보해야하는데 해외기술대비 아직 수준이 꽤 낮은 편이다. 일례로 부산물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식이섬유는 수분결합력이 높아 건조가 어렵다는 것이 특징인데, 국내엔 이러한 식이섬유 건조를 신속하게 대량으로 실시할 수 있는 기술과 장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실제 산업계에서는 아직까지 활용이 부진한 편이다.
불필요한 규제는 부산물 활용을 가로막는 또다른 원인이다. 홍삼엑기스를 제조할 때, 제조되는 홍삼엑기스보다 홍삼박이라고 하는 찌꺼기부분이 훨씬 더 많이 생성된다. 그동안 남은 찌꺼기를 활용한 새로운 용도를 만드는 아이디어가 약간씩 진행되기도 했지만, 최근까지도 농산부산물은 폐기물관리법에 의해 폐기물로 분류되어 법적으로 그 활용이 금지되었다. 문제는 제품으로 생산되는 홍삼엑기스의 5~10배에 달하는 홍삼찌꺼기를 그대로 폐기해야하다보니 홍삼엑기스 제조 업체에서는 폐기비용을 포함한 원가부담이 가중되었고, 그 부담은 그대로 홍삼엑기스 제조비용으로 전가되어 홍삼엑기스는 비싼 가격에 시중에 판매될 수 밖에 없었다. 2015년부터 다행스럽게도 농식품부와 환경부의 법규개정으로 규제가 철폐되어 공식적으로 홍삼박과 같은 농산부산물을 활용하여 다양한 고부가가치 소재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 외 부산물 처리단가를 낮추기 위해선 대량으로 수급하여 한곳에 모으는 유통의 문제가 해결되어야하는데, 이것은 대규모 설비를 갖춘 대형 가공업체부터 부산물 재활용 사업을 시작해야할 것임을 시사한다.
식품산업에는 매우 많은 추출물들이 사용된다. 그러나, 그 추출물을 만들고난 찌꺼기에는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적다. 이 때문에 추출물 찌꺼기 형태로 폐기되거나 사료로 빠져가가는 귀한 자원이 상당히 많으며, 통계에도 잡히지 않을 만큼 그 폐기물들은 사람들의 관심밖에 자리잡고 있다. 이렇게 무관심속 방치된 부산물들을 적극적으로 재활용하면 식품의 제조원가도 낮출 수 있고, 자원 재활용 및 에너지 소비도 절약할 수 있기때문에 굉장히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 해외는 이미 적극적으로 장려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이러한 식품에서의 자원 재활용 산업을 적극 장려하여 부족한 국내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하며 궁극적으로는 수입 원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