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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플랫폼이 필요하다.

농업 후진국과 선진국의 가장 큰 차이는 플랫폼이 존재하느냐의 여부다.
플랫폼이 있으면 농부는 농사만 지으면 되고, 유통과 돈벌이는 플랫폼에 소속된 다른 주체들이 알아서.. 우린 각자 맡은 일만 신경쓰면된다.

우리 농업은 제대로된 플랫폼이 없기에 농부들보고 가공식품만들어 소득보충하라는 소리를 심심찮게 한다. 이게 6차산업.
우리나라 농정의 기막힌 문제는 농산업의 문제를 플랫폼으로 풀려는게 아니라 이젠 개별농민들이 알아서 풀라고 하는 것이다.


선진국은 자국 플랫폼이 탄탄하기에 개도국에 그 플랫폼을 확장 이식하고 열심히 자원을 뽑아먹는다.
한국은 그게 좀 애매해서.. 외국에 자원진출해봐야.. 그닥 얻는 소득이 신통찮다.
플랫폼의 장악력이 약하다보니 국내에서는 플랫폼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출현한다.


내가 원래하려던 일은 국산농산물로 새로운 소재를 만드는 거였는데..
이게 노력을 해도 안되는 이유가 플랫폼에 있음을 뒤늦게 알고 이젠 플랫폼에 신경을 쓰고 있다.

농업 플랫폼 얘기하면 그냥 막연하고 이해가 잘 안될수 있다.
그러나, 농산물 생산해서 판매할데가 없어서 막막하다던지..
올해 양파처럼 과잉생산되었다고 산지폐기를 해야한다던지..
이런 문제가 자꾸 등장하는 건 제대로 작동하는 플랫폼이 없어서 그렇다라고 확실히 얘기할 수 있다.


배민 등 배달앱이 활성화되니.. 요즘은 배달에만 집중하는 식당들이 꽤 생겼다.
음식을 만들면 어디다 팔아야할지 고민하는 사람은 없다는 얘기다.
배달앱부터 깔고 열심히 홍보하면.. 손님은 찾는다.


농업에서도 열심히 농사지으면 돈을 벌수 있다.라고 확신을 가지게끔 해줘야한다.
그게 플랫폼이 할 일이니까...
문제는 플랫폼 운영자들이 자기 책임과 업무영역을 너무 좁게 보는 탓에 걱정이 생산자들에게도 돌아간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생산자가 어떻게 팔아야할지 걱정까지해야하나?


생산자와 플랫폼간 해야하는 일, 플랫폼이 유통업자들과 해야하는 일.. 플랫폼을 확장하는 일.. 모두 플랫폼이 관여해야한다.


우리나라 농업에 딱하나 제대로 된 플랫폼이 있는데.. 그게 바로 양계산업분야다.
하림 같은 사업자가 시스템을 통합시켜 놓고 플랫폼 역할을 하니.. 발전할 수 밖에 없다.
집하나 건너 닭집이라고 할만큼 후라이드 치킨집이 많은 이유, 그래도 그 집들이 그럭저럭 살만한 이유..
사실 닭의 생산부터 소비까지 이어지는 플랫폼이 있어서 그렇다.


난 곡류산업, 식량산업에 플랫폼 만드는 일부터 할 생각이다.
이건 또 닭이랑은 다른 일이다. 전략과 비전, 목표가 확실해야 할 수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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