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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농정. 패러다임의 전환

공익형 직불금 확대.. 그 이상을 생각하며..

농업문제해결을 위한 프레임 설정이 잘못되었다.

직불금을 쌀에 집중시킬거냐. 타작물로 확대할 것이냐.. 공익형 직불금 도입이 거론되고 있다고 하는데..

진짜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아마 첫단추는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 때였을텐데..
그때 설정된 프레임이 거의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농민들을 대상으로 직접 보조를 해주기도 해야겠지만,
식품과 각종 바이오매스 활용산업등 후방연관산업을 육성함으로써 농산물이 대량생산 대량소비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어야 하는데, 우루과이라운드 이후 뒤늦게 15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농림부에 식품산업 진흥업무를 넣어주다보니 농림축산식품부는 식품산업진흥문제를 완전히 근시안적으로만 접근하고 있다.  

농진청이나 각종 농업관련 연구기관들이 쌀소비 촉진 또는 국산 농산물 소비촉진하겠다고 내놓는 연구성과들이 실제 경제에는 별 도움이 안되는 게 커다란 국가적 전략이 없이 개별 기관들의 자그마한 성과로 끝이나고 있기 때문이다.


쌀에 집중되어 있는 직불금을 타 작물로 늘리자하는 방향은 맞다. 그러나 그렇게해서 모든 농업진흥예산이 직불금쪽으로만 가게 되면 문제다.
예전 농업정책부터 리뷰해보게되면 6~70년대에는 농촌환경개선 사업이 시급했다. 좀더 나은 환경을 꿈꾸는 사람들은 도시지역으로 가버렸으니 살만한 농촌으로 만들어줘야 그나마 남아있는 인구가 살만하게 되는 거니까.. 도로정비, 저수지확보, 각종 기반시설의 확충을 농업예산으로 하는 근거가 여기에 있었다.
어느정도 시설환경개선이 되면 그 다음 버전으로 변속해야하는데 여기서부터가 꼬였고, 우루과이 라운드 등 국제 무역환경이 갑자기 변했다. 솔직히 말해 우리나라 농업정책은 큰 그림없이 30년째 우왕좌왕중인데.. 기본적으로는 후방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현재 과잉생산되는 농산물의 소비처를 늘려 가격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농민들이 확보할 수 있는 기초소득이 증가하고 국가가 직접 개입하는 부분이 적어질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해야할 일은 우선 식품산업 진흥이긴 한데. 큰 그림부터 제대로 그려야한다. 한식진흥이나 전통주육성처럼 효과도 제대로 나지않는 짜투리 사업 비중을 점점 줄여야한다. 한식진흥, 전통주 육성은 농업-식품산업간 연계 소비시스템이 제대로 들어서게 되면 결과로서 나타날 일이지 그게 국산 농산물 판로확대의 도구로 사용되면 효과가 별볼일이 없다. 그간 이런 효과 안나는 사업들이 국산식품진흥의 핵심사업으로 진행되었기에 맨날 예산만 쓰고 효과는 별볼일 없는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 외 국산 농산물 소비를 위한 별도의 유통채널을 만들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자꾸 우리밀, 국산농산물 등 국산은 외국산과 구분하여 시장을 다르게 가져가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국산품은 가격도 비싸고, 품질도 별로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자꾸 주게되는데, 그냥 밀시장, 일반 농산물유통시장에 그대로 내놓는 게 필요하다. 대신 가격 상승을 유발시키는 요소에
국가보조금을 집중 투입함으로서 수입농산물과 가격차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면 거대한 농산물 소비시장에서, 특히 가공식품의 소재로 활용되는 시장에서 국산품과 수입품이 한데 엮여 구분없이 사용되고, 그러면서 국산 농산물의 소비규모는 증가하게 될 것이다.
더이상 신토불이같은 비이성적 켐페인이 진행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앞으로는 그럼 어떻게 해야하느냐..
큰 그림 세우는 것도 중요한데, 디테일부분도 잘 만들어놓는 것도 동시에 필요하다. 지금은 일하는 방식이 달라져야한다. 국가 주도 발전계획이라고 커다란 전략계획 하나 세워놓고 거기에서 파생되어 나가는 세부사업들을 만들어 집행하는 하향식 모델이 아니라, 잘 만들어놓은 세부사업들을 먼저 확보하고, 이를 벤치마킹하여 성과확산 시킴으로써 전체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방식이 더 적합하다. 우리나라는 국가차원의 큰 그림을 그려서 갈 정도로 국론이 잘 단합된 나라가 아니라서, 작은 성공을 바탕으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설득해나가는 방식이 더 어울리기 때문이다.


일단 난 내가 있는 부분부터 뭔가 구체적 성공모델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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