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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팀웍만들기


얼마전 출장길에...

같이 간 직원에게 뭐 요새 힘든 건 없느냐라고 물어봤다.


돌아온 대답.


올해 들어와서 갑자기 일도 많아지고, 바쁘고 힘들어졌지만..

그래도 작년보다 보람도 있고 좋다.

올해는 제대로 돌리니깐.. 일이 제대로 많아졌다.


얼마전 고용한 경력사원은 오리엔테이션이랄것도 없이..

간략하게 업무에 대한 설명만 하고 바로 실전투입.

근데도 한달남짓 지났는데 나름 잘한다. 

거기도 일을 재밌어하는 것 같다.


아까 옛날 자료 뒤지다가..

예전에 고용했던 직원 이름을 된 폴더 발견.

그땐 고용지원금 받겠다고 억지로 고용을 유지하던 시절이다.

하는 일은 별로 없이.. 자리만 지키면 얼마..

적자엄청나는 회사가 직원한테 일은 안시키고 있음.

얼마나 웃긴 상황인가...ㅎㅎ


그만큼 사업모델이 확실하지 않고, 갈팡질팡하고 있었다는 얘기.


얼마전에 사장님 한분, 그리고 나이지긋한 직원분 한분 근무하는 회사에 다녀왔다.

사장님이 그러시더라고 자긴 열정이 있는 직원을 원한다.

저기 같이 근무하시는 부장님.. 경력. 진짜 많으신 분인데..

여기와서 열정하나로 진짜 열심히하고 계신다고...

직접 제품도 개발하고 판매도 고민하고.. 그런다며..

근데, 얘기를 나누다보니.. 그 열정있는 직원의 판단기준이란게..

창업기업이라 얼마안되니.. 월급은 조금밖에 못주고. 대신 회사를 키우고 매출도 늘려서 나중에 많이 받아가라.. 이런 의미인 것 같다.


창업기업이니까 뭐.. 그렇지.


나도 옛날엔 그런 시절 있었다.


그게 시키는 일은 없는데 계속 월급은 나가던 시절.

관련 경력이 별로 없으니 그냥 저임금에 고용할 수가 있다.


나쁜 건 아니고.. 그 상황에서 고용한 그분이던지. 아니면 대표라도 어서 좋은 사업모델을 만들어놔야 회사가 제대로 된 궤도에 올라갈 수 있다.


진짜 사업 잘하는 사람은...

회사 세우기전에 이미 사업모델을 확실하게 갖고 있는 사람이다.

당연한 얘기같은데.. 이 당연한 얘기를 못하고 시작하는 창업가들이 많은 것 같다. 나도 포함해서..


내가 말하는 사업모델은 단순하게 뭘 하겠다는 사업계획이 아니라..

사업시작하면 바로 매출이 떨어지는..

즉 돈버는 구조가 되어있는 걸 말한다.


눈에 보이는 간단한 사업은 사업모델 세우는게 쉽다.

예를 들어 식당같은 사업은 그냥 만들어 팔면 되니까..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다루는 사업은 사업모델 만드는 것만해도 참 까다롭다. 경력이 있는 분들은 미리 그걸 만들어놓고 사업자등록을 하기때문에 좀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것일 거다.


돈을 벌긴버는데 제대로 된 수익이 안나오는 경우도 있을거다.

식당을 열었는데 손님이 별로 없는 경우 처럼...

그건 또 다른 고민을 해야할 거다.



열정을 갖고 일을 열심히하라..라는 사장님의 주문..

옛날부터 많이 듣던 얘기지만...

직장생활하면서 주인의식을 갖고, 내 일, 내 거라는 생각과 마음가짐으로 자기 일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라는 이야기를 상사 혹은 대표, 사장님들에게 들어본 경험..

거의 모든 대한민국 직장인에게 정말 공통된 경험일 것 같다.


막상 사장이 되어서 직원들 일하고 있는 거보니..

내가 직원일때 못보던 것들이 잘 보인다.

시키지 않으면 놀고 있는 것 같고, 이게 너무 잘 보인다.

근데, 일을 막 시킬 수 없으니 조용히 불러서 굳이 시키지 않아도 해야할 일을 알아서 찾아서 하라고 말한다.


직원이 알아서 일을 찾아 일을 해도 문제고..

나중에 딴 소리할 수도 있으니까..

딱히 마음에 없으면 뭘 정리할지 잘 몰라서 가만 있는다.


원래 눈치를 탑재한 사람들은 걸레들고 청소라도 하고 있는다.

그래야 잔소리를 안들을테니...


이래서 사장과 직원은 평행선을 달리는 구나.. 라고 생각했음.


스타트업은 항상 대표만 바쁘다.


적당한 권한 위임과 팀웍이 중요하다라고 주변에서 훈수두는 사람들이 얘기하지만 그럴 시간이 어딨어. 대표가 자기 일 처리하기도 바쁜데 말이지.

가만 보면 저기 놀고 있는 직원이 분명 있다니까.

대표도 그걸 알지만.. 지금 바빠서 어찌할 수가 없다.


잘못된 케이스는..

그러다가 여유가 좀 생기면 그 직원을 불러다가 위에서 일 안시키면  일을 안하는 게 기본이냐.. 라고 나무라는 거다.

성격이 좋은 대표나 그렇게 직접 말하지.. 맘약한 대표님들은 눈치보다가 그런 소리도 직접 못한다. 월급도 적게주면서 그런 소리하면 관두고 나가버릴까봐.


잘못하고 있는 건 매니저지 사원이 아니다.

이론으로는 끊임없이 권한위임이 좋다 권한위임을 해라.. 라고 배우지만 실제로는 잘하는 놈만 계속 일 시킨다. 그래야 성과가 나니까.


다른 사람들은 성과좋은 사람에게 묻어가는 거고... 

그러다가 엘리트 사원이 지쳐서 퍼지면 다른 대체재를 데려다가 죽어라 일을 시키는 거다. 사람을 부속품으로 아는 거지.

이런게 리더십이라고 인사고과잘받아서 임원되고 사장되면..

죽어도 그 스타일이 고쳐질리 없다.


매출은 수십억 나지만, 사업모델도 확실하지 않고, 자꾸 대표가 이것저것 닥치는대로 시키는 회사는...

분위기도 안 좋고, 잦은 인력교체에.. 오래다니기 힘든 회사가 된다.


난 또 내 회사만 그런 줄 알았더니. 돈 잘 버는 회사도 그러더라.


이 난국을 타개해갈 수 있는 방법은..

대표가 바뀌는 것.

말하자면 감독을 교체하는 거다.


감독을 교체해서 성적 안좋던 팀이 갑자기 우승권 전력으로 바뀌는 거 많이들 봤다.

스포츠 팀들 변화하는 거 보면서 경영을 배워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맨날 중하위권에서 맴돌던 리버풀이 왜 최근 몇년간 프리미어리그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는지.. 그 스토리 중심에는 감독교체라는 과정이 있었다.


감독은 여러가지 스타일들이 있다.


한국사람들은 히딩크 감독처럼 하는 걸 감독의 표준 롤모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유망선수들에겐 자상하게, 동시에 엄하게 해서 본인의 잠재능력을 끌어내어 강팀을 만드는 것.


한국 팀 고질적인 문제를 기술이 아닌 체력의 문제로 판단해서 체력훈련을 엄청 시킨 거.. 등등.


히딩크 감독에 대한 일화는 많다.


근데, 그 모든 걸 종합해서 생각해보면..

히딩크는 팀웍과 팀전력을 올릴 수 있는 방법과 목표설정방법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히딩크 이후 외국인감독이 대부분 전전긍긍하고 있는 거 보면..

팀웍이 뜻대로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고, 스타선수 개인의 역량에 많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인 걸로 보인다.


중요한 건 팀웍이다.


업무성과도 회사 전체의 역량을 높이는 것으로 판단해야지..

엘리트 사원 몇명의 성과를 가지고 어필하는 건..

당장 성과는 좋아보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성과를 내는 조직을 만드는데에는 한계가 있다라고 생각한다.


사원 개인에게 주문을 하더라도..

팀웍을 생각해서 얘기를 하고 업무를 나누는 것이 좋겠다.


감독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잊지 말고..

스타플레이어 몇 명만으로도 그럭저럭 팀은 꾸려진다.

그러나 우승할 수 있는 팀이 되려면 팀웍을 더 단단히 다져줄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 감독이 있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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