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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두, 해외 자원 농업

한국의 농업이여 제발 해외농업에 눈을 뜨기를..


일본은 러일전쟁에서 이겼지만, 서구열강들의 간섭에 의해 러시아로부터 배상금을 받지 못해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쪼달리는 상황을 맞이했다.


그래서, 전리품으로서 조선의 식민지화를 급격히 진행했다고 하며..

동시에 대륙 진출로 나아가는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의미를 갖게 되기도 했다.


1. 만주는 청 황실의 고향으로서, 청조 전성기때는 조상들이 태어난 신령한 땅이라 하여 출입도 못하게 했었지만 청조 말기에는 내우외환으로 만주땅까지 신경쓸 여력이 없어서 유민들의 유입을 막을 수 없었다.


그래서 조선에서 살기 힘들어진 조선인들이 만주로 많이 건너가 살게 되었음.


만주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비옥한 흑토지역으로서, 그땅에 인간들이 드나들지 못하도록 막아놓기까지 했으니.. 얼마나 농산물이 잘 자라는 땅이겠는가..


만주에서는 여러가지 농산물이 잘 자라지만 특히 대두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생산지였다. 원산지이기도 했고..


만주의 대두는 19세기부터 유명했는데...


공업발달에 따라 식물성 지방 공급원이 필요해진 일본이 욕심을 잔뜩 내고 있었다.


그당시 최신 유지추출법으로 생산되는 대두유는 없어서 못파는 굉장히 인기있는 무역품목이었기 때문이다.


만주사변이 터진건.. 일본의 영토확장 욕심때문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만주의 풍부한 자원, 특히 대두자원을 목표로 했다고도 알려져 있다.


일제는 만주의 콩을 수확하여 콩기름을 짤 수 있는 설비를 대량으로 놓기 시작했고.. 만주의 지배를 확고히 하기 위해 청조 마지막 황제 푸이를 왕으로 세운 만주국을 세워 간접적으로 만주를 지배했다. 러시아 연해주쪽도 진출할 마음이 있었지만, 만주진출 초기 할힌골 전투에서 제대로 무장갖춘 러시아군에게 대패한 이후로는 러시아쪽은 꿈도 못꾸고 있었다.


2. 일본은 원래 메이지 유신 이후로 식민지 경영에 굉장히 신경쓰고 있었다.


에도시대에 일본령으로 편입된 홋카이도는 메이지 유신 이후 개척사 설치, 농학교 설치 등 일련의 농업진흥 및 개척활동으로 일본의 대표적 곡창지대가 되어가고 있었기때문에.. 일본에서 조선은 또다른 홋카이도로서 식민지 경영을 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조선도 조선이지만 비옥한 만주지역마저 실질적으로 지배권하에 두다보니..


일본의 경제규모는 계속해서 커졌고...


태평양전쟁이후 미국, 유럽 열강과의 관계가 끊어지면서 석유등 필수 천연자원이 부족해진 일본은 자연스레 필리핀, 동남아 등 자원이 풍부한 지역으로 눈을 돌렸다. 때마침 그 지역을 지배하고 있었던 프랑스, 네덜란드 등의 유럽 열강들이 독일에게 본토를 점령당해 식민지에 힘을 쓸수 없었던 상황이 닥쳐..


일본은 가혹한 서양 열강으로부터 해방시켜준 해방군의 이미지를 갖고 동남아 여러 국가로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


동남아 국가 입장에서는 유럽국가보다는 그래도 일본이 덜 착취하고 덜 탄압한다고 생각했기에 요즘도 그지역에서는 일본 이미지가 그다지 나쁘지 않다.


덕분에 일본의 이토추나 마루베니, 소지츠 등의 상사들이 일찌감치 동남아 자원개발에 손을 뻗어 식물성 유지자원의 글로벌 무역거래에는 이들 일본 상사들의 영향력이 꽤 높은 수준이다.


3. 자원 외교다하여.. 석유말고도 해외의 여러가지 광물에 손을 뻗는 정책이 10여년전에 실시된바 있지만.. 광물말고도 중요한 천연자원은 곡물, 커피, 코코아, 팜 등 유지자원 등 을 들수 있는데. 그 부분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


글 초반에 일본을 언급한 이유는...


만주를 포함하여 유지자원의 확보에 일찌감치 눈을 돌린 일본은..


2차대전에서 패망함으로써 직접적인 지배권은 잃었지만..


현지 인프라제공 및 유통망 연결 등의 접근으로 실질적으로 전세계 식물성 유지자원을 지배하고 있는 강자다. 비록 대두는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아메리카 자원 부국들에게 밀리지만.. 그외의 유지자원은 일본상사를 중심으로 어딜가도 꿀리지 않는 지배력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는 1990년대 초중반 대우그룹에서 처음 손대기 시작했는데..


그 이후로도 삼성, 한화 등 여러 재벌회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시도를 했지만..


결국 지금까지 볼때 별달리 눈에 띄는 성과는 없다.


4. 플랜테이션 농업.


한국인은 농업하면, 모내기하고 추수하는 장면만 떠올릴뿐이다.

대규모 플랜테이션 농장에서 대규모로 농산물을 수확가공하는 장면은 상상조차 잘 하지 못한다.

언젠가 서산간척지에 있는 현대농장에서 비행기로 농약을 뿌린다며.. 신기해하던 사람이 있었다.

그걸 당연하게 생각해야지.. 생전 첨 본 신기한 구경을 했다는 사람이 많은 거면.. 그만큼 농업의 수준이 뒤떨어지는 게 아닌가? 


한국에서는 선진국형 농업상품화가 어려울 것이다.. 라고 보는 이유는..

전세계 농업시장을 지배하고 뒤흔드는 국가나 회사들을 보면.. 다들 플랜테이션 같은 대규모 농업을 기반으로 하여 경영하고, 수익내는 일을 하고 있다.


일본은 2차대전 패배로 대규모 플랜테이션과 식민지를 잃었지만.. 한때나마 그것들을 경영해본 경험이 바탕이 되어 천연자원을 제대로 확보하고 활용할 줄 안다.


한국에선 대기업이라도 농업을 제대로 하기 힘든 게..

대기업에 있는 사람중 누구도 제대로된 플랜테이션 농장을 경험해본 사람이 없기 때문에 막상 그들에게 대규모 농장이 주어진다해도 그걸 어떻게 경영해야 수익을 낼 수 있는지.. 거의 모른다.


5. 한때 해외 곡물엘리베이터를 확보해서 식량안보에 대비하자..라는 의견이 있어 aT에서 구매했던 적이 있지만.. 경영의 노하우를 모르니 수익을 낼 수 없었고, 투자한 돈에 비해 수익이 정말 얼마안되고, 오히려 상황에 따라 손해볼 가능성도 있으니 팔수 밖에 없었다.


최근 포스코에서 우크라이나 곡물엘리베이터를 확보햇다하여.. 식량안보를 해결할 수 있으리란 관심을 갖고 있는데.. 난 별 기대를 안 한다.


한국에서 곡물엘리베이터 경영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을 본적이 없기때문이다. 식량안보 해결을 위해선 곡물엘리베이터 확보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걸 제대로 경영할 수 있는 인재가 매우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런 사람 없으면 식량안보 아무리 외쳐봐야 공허한 외침이 될 뿐이다.


6. 국내 기업이, 혹은 정부가 해외에서는 농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그래서 식량안보를 좀 해결해줄 수 있을까?


내 경험상 좁디좁은 농토에서 국내용 농기계를 가지고 농사지어본 경험으로는 절대 해외농업진출이 어렵다고 본다.


혹시.. 노력을 열심히한다면 농사는 어느정도 지을 수 있겠지..

그런데, 그걸 수익화하는 건 농사짓는 거보다 몇만배는 더 어려운 일이다.

국가가 가지고 있는 농업의 비전이 농사짓는 거에 많이 치우쳐있는 상황으로 볼때 한국은 힘들다고 생각한다.


거대한 성공을 이룩하려면, 그만큼 큰 꿈을 갖고 시야를 가진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 꿈은 큰 사람.. 좀 만나봤지만.. 비전과 안목, 시야까지 크고 넓은 사람은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못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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