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농업개혁의 목표

쌀, 밀, 콩 가격을 kg당 1천원 이하로 만들자.


1. 농업 개혁은 결국 유통, 소비에서의 개혁이 판을 뒤흔들어야 가능하게 될 것이다.


현재처럼 생산자가 주도하는 식으로 가면 결론은 뻔해진다.


현 체제는 정부가 생산자들을 위해 도와주는 것에만 급급하다보니 더 강건해질 수 밖에 없다.




생산자가 맘대로 생산해놓고 안팔린다. 폭락했다. 울어대면..


정부가 나서서 손해를 메꿔주는 게 현재의 모습이다.


그런데, 생산자들은 정부가 손해를 메꿔줌에도 전체를 다 메꿔주지 않는다며 불만이 많다.




제조업의 경우, 생산업체에서 수요예측을 잘못해서 재고가 과다하게 쌓였을 경우.. 정부에서 매입해주지 않는다. 다 생산자가 알아서 처리할 일이지..




물론 선진국 정부도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건 안다.


그게 없으면 농업기반이 잘 유지되기 힘들 거라는 것도 알고..


근데, 어느순간부턴가.. 농업계에선 생산자가 슈퍼갑이 된 느낌이 든다.


우리가 무슨 슈퍼갑이냐.. 슈퍼을이지.. 라며 펄쩍 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2. 농업이든 공업이든.. 수요자나 바이어에겐 생산자는 항상 슈퍼 을이 될 수 밖에 없다. 공급이 딸려서 상품을 구하기 힘든 상황을 제외하곤 말이다.




대안농업을 생각한다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바는..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을 벗어나 새로운 대안을 찾겠다는 것이다.


공익이 어쩌구, 환경이 어쩌구..


물론 공익적 수요가 일부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게 전부가 되어서는 안된다.


시장수요가 없는데 자원을 투입하고 상품을 만드는 짓은...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하는 일이다.


비효율의 극치인 거지.




소련이 몰락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농촌에선 농산물이 남아돌아 폐기하고 있음에도..


도시에선 빵 구하기 힘들어 아침부터 빵가게 앞에 줄을 서는 일이 지속 되었기 때문이다.




밀수요는 연간 200만톤 이상임에도..


대한민국 농토의 상당수는 남는 쌀 재배하는데 쓰이고 있다.


재배작물 전환하는데 어느정도 시간이 걸리는 건 이해한다지만..


정부의 농업정책은 수십년째 쌀 중심이다.


남는 쌀로 밀이나 콩 등 부족한 식량자원을 교환할 수 있다면 모르겠다. 그런 것도 아니면서..


쌀은 쌀대로 보조금 들어가고.. 밀, 콩 등은 그것대로 보조금 들어가는 상황은 공산주의 소련같은 비효율성을 보여주는 예시가 아닐까 싶다.




3. 보조금이 들어가도 농산물 가격은 세계 1위.


덕분에 농토 단위면적당 생산금액은 세계 최고 수준.


생산성이 좋아서 1위가 아니다. 그냥 농산물 자체가 높아서 그렇다.


기초 식량 작물들의 가격은 $1 을 넘어가선 안된다.


농정의 목표는 어디에 있나?


70년대까지 한국 농정의 최고 우선 목표는 보릿고개 해결이었다.


통일벼의 보급과 함께 80년대에 이어진 대풍년의 결과로 보릿고개가 해소되었지만..


그 다음 목표는 뚜렷하게 제시된 적도. 목표를 달성한 적도 없다.




4. 내가 제안하는 대한민국 농정의 목표는 쌀, 콩, 밀 등 주요 식량자원의 가격을 선진국들처럼 $1이하. 즉 1천원 이하로 떨어뜨리는 것이다. 현재 가격의 40%수준이다.


그래야 생활이 윤택해지고 사회가 먹고 살만해진다.




한국과 일본은 비슷한 면이 많다.


똑같이 기본 식량들 가격이 높긴 한데.. 한국이 유독 더 높다.


같은 품목이라도 한국에서 물가상승을 더 유발한다.


기초 농산물들 가격이 이렇게 마구 올라버리면.. 그 나라가 과연 살만한 나라가 될까? 미래에 지속가능은 할까?




예전에 미국다녀온 사람이 해준 얘기인데...


농산물은 싼데, 식당메뉴는 비싸다는 것.(원료싼거에 비해)


생각해보면 그게 좋은 나라 아닌가?


그 가격차 만큼 식당주인들, 소비자들이 충분한 이득을 본다.


알바 시급도 올라가고, 최저임금도 올려줄 수 있다.


조사에 의하면 한국 외식업체의 평균 원료가 구입비가 총 매출의 약 35%를 차지한다고 한다. 비정상이다. 10% 대로 떨어뜨려야한다.


25%의 마진이 생긴다고 하면.. 식당주인들은 천국이 따로 없을듯.




5. 한국에서는 기후에 따른 환경변화보다. 농산물 가격 상승을 더 걱정해야한다.


과거처럼 농산물 가격을 정부가 직접 통제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신기술로, 유통구조 개선으로, 농산업 전체의 구조조정으로...


이 모든 것이 가격을 낮추는 방향으로 수렴하는 것이다.




이 모든 걸 정부가 하긴 어렵다.


내가 바라는 건 도움은 안줘도 되니 방해나 하지 말라는 거다.


자꾸 시장에 개입해서 가격을 왜곡시켜놓으면 유통구조 개선이 이뤄질리 없다. 제스프리 만들기 직전 뉴질랜드 정부처럼 그냥 가만히 있는게 차라리 좋겠다. 고통을 겪지 않고는 병이 나을 수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국농업개혁을 위한 행동시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