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소비가 유통, 생산을 견인한다.
이건 절대적으로 어느나라 어느시대에서나 다 통하는 진리.
내가 식물성단백질을 국산 농산물로 만들겠다하니.. 아는척하는 심사위원이 물어본다.
"그거 국산농산물로 만들면 가격이 맞을까요? 팔수 있을까요?"
전까지는 웃으면서 넘어갔다. 아 만들수 있을거에요. 라면서..
근데, 어제 농산물 유통에 대해 얘기해본 이후론 생각이 좀 바뀌었다.
"국산 농산물로 식물성 단백질을 만드는 건.. 국산 농산물의 안정적 소비를 만들수 있는 방법이고요. 이게 어쨋거나 생겨야 국산 농산물 생산도 안정화가 됩니다."
추가로.. 이렇게 얘기를 하겠다.
"대파, 사과, 배추. 정말 온갖것들이 가격이 널뛰기하고 있어서 문제인데, 그걸 일일이 잡겠다고 나설게 아니라.. 일단 그것들의 소비부터 안정적으로 확보해놓으십시오.
그러려면 농산물을 시장에 내다 팔게 아니라.. 소비지에서의 안정적 유통망에 직결해야합니다. 농산물을 주문온대로 생산하면 가격, 물량 등 현재의 핵심문제가 해결될 것입니다."
현재 한국 농업정책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는...
생산자 중심 정책을 펴면서, 소비자들에 대한 생각은 눈치보며 시늉만하고 있기때문이다.
요즘같은 물가폭등사태에 대해 이 순간만 지나가면 된다는 식이지 근본적인 원인부터 해결하려드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누군 소비자들이 국산농산물을 비싸게 사면 어떠냐는 얘기까지 서슴없이 하기까지 하는데... 답이 없다.
식량안보를 걱정한다면 안정적 소비시스템 확보는 누군가는 꼭 해야하는 당위성의 문제다.
농산물의 안정적 소비는 농산물을 이용한 소재화가 답이다.
제분을 하던, 단백질을 뽑던, 또 어떤 소재를 하던.. 부산물을 재활용해서 뭘 만들던...
이걸 R&D 트랙에 태워서 기술이 어쩌구, 또 차별화가 어쩌구 평가하고 심사하는 건 솔직히 큰 의미없는 것 같다.
어찌됐건 반드시 해야할 문제 아니던가?
결국 국산 소재로 단백질 만들겠다는 연구과제는 시뮬레이션 돌려서 최적조건으로 만들겠다는 연구팀이 따 갔다.
생산기반도 없는데 시뮬레이션 돌리는 기술 개발했다고 안되는게 갑자기 만들어지나? 현실적으로 보면 가장 우선이 단백질 생산라인을 확보해야하는 거고, 연관된 싸고 안정적인 원료공급체계도 만들어놔야하는 게 먼저다. 시뮬레이션 돌려서 단백질 만드는 건 그 다음문제고.. 심사자체가 그런 사업화를 잘 모르는 사람들 중심으로 이뤄지다보니 판단을 위한 핵심 포인트가 영 엉뚱한데 갈 수 밖에 없다.
지지난주에 R&D는 거의 신경쓰지 않고도 매출 1천억이 넘어가는 중소기업을 만난적이 있다.
그런 거 보면 신규 산업개발에 R&D는 필수코스는 아니다.
수요따라 만들다보면 저절로 매출은 커지게 되어 있고, 그러면 회사자체능력으로도 뭔가 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하게 된다.
농림부에서 계속 과제가 나올 수도 있을것이다.
쌀가루, 쌀단백질, 쌀전분 등등..
근데, 정말 연구가 필요한 몇몇 주제 말고, 기존 기술을 현장에서 시연하고 실체화하는 게 중요한 것들은 열심히 돈벌어서 내가 투자해서 만들어봐야겠다. 그런 주제는 남에게 심사받는다는게 시간낭비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