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우연히 발견한 링크 글 부터 올리겠다.
위 링크글 의견에 더해..
일단 품종별로 쌀을 구매할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라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게 진짜 선진국이지.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현실에 대해 얘기하자면..
쌀품종과 밥맛을 직접 연구해본 내가 생각하는 건 좀 다르다.
현재 한국쌀은 품종이 아니라 "품질관리"가 더 중요하다.
완전립비율은 높아져야하고, 심백같은 건 밥쌀용 쌀에서는 없어져야한다.
이게 외국에서는 기본인데..(못사는 나라 말고, 미국, 일본 등의 선진국에서의 얘기다.)
한국은 말로는 선진국이라면서 개발도상국 같은 수준의 쌀이 밥쌀로 유통되고 있다. 그게 현실이고 Fact다.
품질관리가 확실히 된 다음에..
그다음에 비로소 "품종"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품질관리가 기본으로 깔린다음 품종을 이야기하는 나라.
이게 일본이다. 일본의 쌀이다.
한국은 일본에서 과학적 쌀관리법을 도입했지만..
현실은 일본의 그것과 한참 다르다.
농업정책이 한참 잘못되었다고 거듭 지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본은 300여가지의 쌀 품종을 개발했고, 그중 200여가지가 유통된다고 한다.
한국같으면, 각 품종별로 세세한 품질관리 매뉴얼이 없기에 그냥 아무쌀이나 잘 팔린다고 여기저기서 심고 난리겠지만..
일본은 각 지역별로 최적의 품종을 심고 품질을 철저히 관리한다.
현미로 유통하고, 실온이하(약 25℃이하)에서 보관하기 때문에 쌀표면이 마르지 않고 촉촉함을 유지하며, 무엇보다도 표면에 있는 쌀 전분이 수분을 잃지 않기에 노화되지 않고 수확했을때 그 품질을 그대로 유지한다.
그리고, 밥솥은 무압력밥솥을 사용하여 밥을 짓는다.
외부에서 강제로 수분을 주입하지 않기때문에 1시간 정도 물을 끓여 발생한 스팀이 쌀의 최외곽부터 서서히 익게 해준다.
이렇기에 밥맛을 품종별로 구분해서 먹는게 가능해지는 거다.
이래서 품종별 밥맛 관리사 자격증이 그래서 자리잡을 수 있는 것이고..
한국은 빨리빨리 문화라서.. 외부에서 수증기압을 강제로 가해 20분 정도면 밥을 다 지을 수 있게 만든다.
심지어 요즘은 불리지 않고도 밥을 할 수 있는 밥솥이 나와 쌀씻자마자 밥솥에 넣고 15~20분정도면 뜨끈한 밥을 먹을 수 있다.
품종별 밥맛을 구분할 수 있는 비결은..
전분의 분포상태에 따라 스팀이 외곽부터 서서히 스며들면서 익는 것이다.
전분결정의 형성정도와 상태에 따라 스팀이 스며드는 시간과 형태가 달라지고.. 그러면서 호화방식이 달라지고 찰기와 식감이 달라진다.
한국은 수확한 벼째(조곡)보관하다가 보관창고 내 온도가 올라가건말건 신경안쓰고 보관한다. 아직 햅쌀일 시절 가을, 겨울에는 별문제 없지만 4월부터 창고의 온도가 햇빛을 받아 올라가기 시작하면 수분이 증발한다. 그나마 벼로 보관하는데는 다행이고.. 이미 백미로 만들어 보관하고 있다면. 품질이 엉망된다.
백미의 보관온도가 올라가면, 표면수분이 증발하고. 이로인해 쌀전분이 노화되어버린다.
노화된 쌀로 밥을 지으면, 밥이 푸슬거리고 뭉쳐짐없이 찰기가 사라져 퍽퍽한 식감을 낸다.
아무리 맛있는 품종의 쌀이라도 표면이 노화된 쌀로 밥을 지으면 그 맛이 최악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완전립비율이 낮으면 표면에 금간쌀, 혹은 미성숙되어 뿌옇게 보이는 쌀.. 등이 같이 섞여 밥을 짓게 된다.
수분을 어디에 맞출 것인가? 비정상립을 정상립 완전미기준으로 물을 부어 밥을 지으면 가열도중 전분이 용출되어 떡이 진다.
한국에서 유통되는 쌀은 이런 것들 투성이이다.
특히 저가로 유통되는 쌀.. 브랜드 없는 쌀... 이런게 그렇다.
브랜드가 있더라도 쌀품종과 상태에 따라 밥물과 가열시간을 달리해줘야 제대로 나오는 게 있다. 철원 오대쌀이 대표적.
오대쌀은 진짜 조건이 잘 맞는다면.. 정말 맛있고 좋은 품종인데..
이게 관리조건이 제대로 안 맞고 밥짓는 조건도 못맞췄다면..
바로 떡밥으로 가는.. 다루기가 꽤 까다로운 쌀이다.
몇몇 농협RPC 관계자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정말 개념 잘 잡혀있는 분들이 많았다.
품질에 많이 신경쓰고. 유통에도 신경쓰고, 물론 가격도 많이 신경쓰고...
근데, 극히 일부는 브랜드쌀이라는게 민망할 수준으로 품질이 엉망인 것도 있었다.
쌀품질을 완전립으로 90%정도 관리한다면 자랑스러운 일 아니냐.. 라고 생각하는 관점도 있는데..
아니다. 100%가 되어야한다. 90%는 잘해도 나머지 10%때문에 욕을 다 같이 먹게 되어 있다.
민간사업자의 경우에는 더러 쌀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누가 수확후 쌀 품질과 이용에 대해 제대로 가르쳐주질 않기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즘 쌀품질과 식미에 대한 책을 쓰고 있다.
다음달에 꼭 완료하라고 요청을 하시는데...
난 내 사업도 참으로 바쁜 사람인데..
식품개발 및 문제해결 용역 받은 것도 많아서.. 고민이다.
가공용역은 알바라도 써서 이걸 해결해야하나.. 고민중이다.
7월엔 쌀품종별 식미평가 가이드북을 꼭 낼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