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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 모음 #1

제과산업과 혁신공정 등

#1 제과회사와 기술혁신

제과회사들의 특징은 "닫혀있는 조직"이란 것.

사실 이들 회사가 외부 경력사원을 받는 경우는 흔치 않다.

경력공채는 극히 일부의 경우에 한해...

대부분 경력채용도 특채 형식이 많이 사용된다.(이를테면 경쟁사에서 핵심인력 빼오기 같은...)


사실 제과기술 중 다른 산업으로 넘어가 유용하게 사용되는 것들이 많이 있다. 제약에서 쓰이는 타블렛, 과립제, 산포제 기술들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유용한 기술을 많이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 산업과 제과산업의 기술융복합에 대해선 그닥 진전된 사례는 없는 것 같다.

기술융복합과 교류가 활발하려면 내부적으로 질문과 상호 의견교류가 활발해야하는데, 제과/제빵쪽이 보면 서양이나 일본이나 도제방식으로 기술전수가 되었기에 윗분 의견을 무시하고 자기 주장 펼치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도 열린 마인드로 다양한 의견을 받아주시는 분들이 없진 않았으니 계속 기술이 발전해왔다.


이젠 시대가 변해, 타 산업과의 교류가 없으면 금새 도태되는 것이 특징으로 되었다. 전통적으로 쭉 해왔던 공정말고 과감한 신공정 연구도 좀 해보는게 어떨까? 그냥 레시피만 조금씩 바꿔서 맛있는 걸 만들겠다는 생각만 말고... 아예 공정변화..


하나의 예를 들자면, 예전에 초콜릿만들때 공장에서 모험적 시도를 해본적이 있었다. 리파이닝하기전 원료혼합시 레시틴을 먼저 넣는 것. 공장 현장 작업자를 잘 꼬셔서 한번 해봤는데... 리파이너 무지 잘타더라... ㅋㅋ 입도는 어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좀더 설탕결정이 둥그런 모양이 되지 않았을까?



#2 빈투바 초콜릿 개선 공정

빈투바 방식으로 만든 초콜릿을 먹어보는데...

빈투바 방식 초콜릿의 한계가 파악되는 것 같다.

빈투바 방식으로 제조하여 일반 마트에서 사먹는 것처럼 쫄깃쫄깃한 초콜릿을 만들려면... 한가지 공정만 추가하면 될 것 같다.

"유화 및 분산 공정"


점도가 높은 코코아버터에서 잘 분산시키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따지고 보면 뭐 불가능한 건 아니다.


#3 Fat blooming 등

오래된 초콜릿이 허옇게 변해 꼭 곰팡이라도 핀듯해보이는 현상.

이걸 #Blooming 이라고 하는데...

초콜릿 개발담당 연구원시절엔 매우 간단하게 배워서 모든 Blooming이 다 거기서 거기인줄 알았다.

그 다음.. 초콜릿 대용유지 개발때 다시 유지의 변화와 브루밍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이건 뭐.. 내가 알았던 것과는 폭과 차원이 완벽히 달랐다.


가정에선 먹다 남은 초콜릿을 냉동실에 오래보관하는 경우가 많은데..

백설기 전분처럼 초콜릿지방도 냉동실에서 점점 변한다.

원래 Fat blooming에 의해 변화한 초콜릿은 한번 녹였다가 다시 굳히면 원상복구되는 경우가 많은데..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변한 초콜릿은 그런 방식으로는 원상복구가 안된다. 이럴땐 콘칭을 한번 걸어줘야 베타VI형 결정이 깨져서 다시 템퍼링으로 원상복구 시킬 수 있다.


눈에 반짝반짝 불을 켜고 신나게 얘기해줄 수 있는 식품지식이 이것말고도 여러개 있다.

근데, 요즘은 이런 얘기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을 거의 몇년째 만나본 적이 없다. 요즘 초콜릿 개발하는 사람들은 코코아버터의 유지 결정에 대해 얼마나 알까? Fat Blooming이 일어나는 원인은 몇가지 인지 다 열거할 수 있을까?

초콜릿만들때 설탕을 당알콜이나 다른 당류로 바꿨을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얘기해볼 수 있을까?

레시틴을 먼저 넣고 콘칭을 돌려버리면 끝나기 전에 넣는 거랑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까?


https://www.facebook.com/crdiet/posts/1213361815349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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