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개발과 한국 농업 개혁에 대한 소고

한국 농업의 현실을 직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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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만금 논란의 본질


새만금 간척사업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결국 광활한 간척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다. 애초 이 사업은 부족한 농지를 확보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농지보다는 다른 용도로 전용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졌다. 공단을 유치하고,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고, 심지어 공항까지 건설하겠다는 계획이 쏟아져 나온다. 특히 후자는 사실상 전라북도의 단독 의견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국가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은 땅값이 비싸서 농업 생산이 어려운 구조다. 따라서 새만금 간척지는 본래 목적대로 농지로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전북도의 입장은 다르다. 이번 기회에 대규모 인프라를 투자해서 지역을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탈바꿈시키고 싶은 것이다.



2. 시대적 변화와 농지 수요의 감소


시대적 배경도 이러한 논란에 한몫한다. 새만금 사업이 기획된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쌀이 지금처럼 남아돌지 않았다. 당시에는 농지를 개간해서 식량 증산을 이루겠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쌀은 이미 과잉 생산되고 있고, 그렇다고 다른 작물을 심기에도 마땅한 대안이 없다. 이러한 현실이 '농지 말고 다른 용도로 활용하자'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토지 이용률과 그 땅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를 따져보면, 농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바로 이러한 판단 때문에 새만금 부지 전용 논의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것이다.



3. 농업 발전의 필요성


그렇기에 나는 오히려 농업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낀다. 농업의 부가가치가 낮다면, 그것을 높이는 것이 해법이지 농업을 포기하는 것이 답은 아니다.


현재 농업 관련 기관들의 시너지를 논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지금 상황은 시너지를 얘기할 수준조차 되지 않는다. 각 기관과 조직이 완전히 따로 놀고 있다. 개별 사업 중에는 농업과 어느 정도 연관된 것도 있긴 하지만,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큰 틀의 전략을 볼 때마다 '도대체 뭘 하자는 건가?'라는 의문만 든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관할하는 영역이 광범위하다 보니 이슈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구난방으로 이것저것 다 손대는 것이 과연 발전으로 이어질까? 오히려 이것저것 다 건드리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성공할 수 없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4. 한국 농업의 현주소를 먼저 제대로 파악해야.


내가 아는 어떤 분은 "농업에 관심 있는 대통령이 나타나서 농업을 진흥시켜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오히려 대통령이 관심 없는 이 시기에, 진심으로 개혁을 추진하는 장관이 임명되어 소신껏 개혁을 밀고 나가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


한국 농업은 너무나 복잡하게 문제가 산재해 있다. 기초 기반조차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은 탓에 선진국처럼 발전하지 못하고 아직도 개발도상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 왜 그럴까?


농업의 효율성을 판단하는 대표적 지표는 자본 투입량 대비 산출물의 부가가치다. 이를 따져보면 한국 농업은 타 산업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 심지어 부가가치가 제대로 발생하는지조차 불분명할 정도다.


문제의 핵심은 기본적인 산업 구조가 효율성과는 거리가 먼 구조라는 점이다. 이런 상태에서 아무리 자본을 투입한들 뭔가 대단한 성과가 나올 리 없다. 먼저 기본적인 산업 구조를 제대로 만들고, 그 구조를 고도화하면서 자본을 투입해야 산업이 진정으로 고도화되고 이익도 많이 발생한다. 한국 농업이 꿈꾸는 네덜란드의 강소농이 바로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농산업 구조는 개도국 수준이면서 말로는 네덜란드처럼 되겠다며 돈을 쏟아붓는다. 이런 식으로는 돈만 줄줄 새는 것이 당연하다.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독일처럼 환경 농업도 챙기고, 농민들 생계도 보장하고, 연금도 주고, 보상도 해주고… 온갖 선진국의 멋있는 정책을 다 하려고 든다.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 농업은 아직도 개도국 수준이다. 국가 소득이 늘었다고 해서 농업 수준이 자동으로 올라간 것이 아니다.




5. 경쟁력 있는 농업으로의 전환


지금처럼 제조업에 빌붙어 사는 농업이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스스로 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 얼마 전 "농업을 희생시켜 FTA를 체결했는데, 지금까지 농업에 돌아온 게 뭐냐"라고 주장하는 글을 봤다. 목표와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한국 농업의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면, 치열한 글로벌 무역 전쟁에서 농업을 지키기 위해 타 산업이 양보하는 모습도 나올 수 있다. 그런 농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맨날 피해의식에 쩔어 그런 생각만 하면서, 절대 발전을 이룩할 수 없다.


진정한 농업 개혁은 구조적 변화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변화는 지금, 바로 이 순간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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