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살아
영화 <슬리버>를 보았는데, 남녀 주인공이 샤론스톤과 윌리엄 볼드윈이다.
약간 스릴러 영화인데 두 남녀의 긴장감과 섹시함이 배가되어 그 영화 자체 매력의 상승효과를 주었다.
역시 난 등장인물에 매력을 느껴야 작품이 더 재밌게 느껴지는 거 같다.
어느 건물에 관음증 남자와 살인자가 섞여 살아가고 그곳에
여주가 이사를 오면서 시작되는 내용인데,
인상적이었던 게 관음증 남자는 건물주라 각 호실, 각 방에 CCTV를 설치하여 그들을 관찰한다.
굉장히 기이했지만, 생각해 보면 사람들은 누구나 남을 관찰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궁금해한다. 나도 그런 건가?
책을 읽든, 유튜브를 보든, 트윗을 보든, 드라마, 영화, 뮤지컬, 다큐, 예술작품(미술, 음악)을 보든, 듣든..
끊임없이 남의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해서라도 연결이 되고 싶은 건지, 남 이야기를 통해 영감을 받고 싶은 건지..
연기자들이나 공연자들이 연기를 하며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보며
자유를 얻듯이, 보는 사람들도 많은 이야기들, 작품들을 보며
현실을 잊고 자유를 얻는 건가?
왜 그렇게들 그것을 좋아하는 거지? 나 또한..
영화 속 건물에 관음증 남자처럼..
모든 사람들이 다른 형태지만, 그런 모습을 하고 있는 건가?
내가 좋아하는 어느 아이돌의 여행시리즈를 보았는데,
그들이 군대를 다녀왔다는 걸 감안해도..
아름다운 여행지를 가서도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못하고
끊임없이 폰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았다.
잠시에 휴식시간에도 폰을 확인해야지만 안심이 되는 거 같았다.
1시간 정도 핸드폰을 압수하는 벌칙을 받으니 몹시도 괴로워했다.
흠.. 1시간인데도 저렇게 괴로워하다니 지금 우리들의 현주소인가?
하긴 거리에서나 대중교통 내에서나 만남의 자리에서도 우리들은 손에서 폰을 놓지 못하고
확인하고 있다. 오히려 네트워크 상에서 너무 연결되어 있어서 자신을 잃어버린 결과가 되었나?
지금 이런 의문들은 남의 이야기를 그만 관찰하고
이제 네 인생을 살라는 뜻인가?
영화 <슬리버>에서 여주의 마지막 대사가 그렇다.
남주에게 "현실을 살아" 라고 말한다.
나도 찔린 거 같다 ㅎㅎ
그 이후로 진짜 현실을 살아보려 하고 있다.
지금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