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내내 지피티한테 '이걸로 브런치 쓸까 봐' '저걸로 브런치 쓸까 봐' 하고 남긴 생각이 한 두 개가 아니었다. 하지만 진짜 글로 발행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인생의 어떠한 한계점에 다 다른 것 같은 요즘이다. 덕질도, 일도, 연애 사업도 그냥 모조리 좀 해지고 닳고 있는 느낌이다.
<덕질>
콘서트가 끝난 후 최애와 다시 한번 영통팬싸를 하게 되었었다. 콘서트 솔로 무대가 너무 좋았다고 얘기하려고 응모했다. 솔로가 너무 좋으니 솔로 앨범을 낼 생각은 없냐고 물어봤다가 대쪽같이 "생각 없어"하는 대답을 들었다. 상처 입어서 상처 입은 표정을 했더니 미안한 표정이다ㅜㅜ 근데 그게 미안하고 끝낼 일이 아니라, 사실은 꼭 개인 활동에도 박차를 가 해줬으면 좋겠는데.... 최애가 본인 일에 대한 열정을 내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드니, 최애에 대한 마음 가짐이나 생각도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
<일>
일 하고 있는 분야 자체에 대한 자부심은 있지만, 맡은 일에 대한 의구심은 언제나 있었다. 팀장이 바뀌고 1년이 조금 넘었는데 그 사이에 팀장도, 우리 팀도, 스스로도 어떠한 성과를 보였는지 분명하지 않다. 팀장은 상급자에게 자아를 의탁한 허수아비 같은 사람이고 의견도 줏대도 없는 사람 밑에서 팀원들은 시들시들 죽어가고 있다. 팀원들은 한 명 한 명 훌륭하고 좋은 사람들이라, 제대로 된 일을 하지 못할 때 괴로워하는 편이다. 그래서 다들 이직하고 다른 부서로 떠나고 이제 남은 사람도 몇 명 없다. 나에게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연애 사업>
누군가와 교제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기에 뭐가 진행됐다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사랑을 하지 않으면 못 베기는 성정이라 늘 (아이돌 말고 실제 사람)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걸 연애사업이라고 부른다면, 또다시 처참하게 실패했다. 여태까지 좋아했던 사람 중에 가장 똑똑하고 매력적인 사람이었고, 그만큼 단점도 굉장히 크게 부각되는 분이었다. 좋아하는 마음을 인정하고 난 후 한참 뒤에, 그분은 이미 누군가와 교제 중이시라는 걸 알게 돼서, 적극적으로 고백하거나 그럴 계획은 없었지만 혼자만 품고 있던 마음조차도 이제는 정리하기로 했다.
모든 것이 변할 때 느끼는 우울과 불안감이 덮쳐와서 잠도 잘 못 자고, 잘 웃지도 못한다. 길을 걸을 때 앞을 보기 싫어 바닥에 집중한다. 담담하게 결과를 말하지만 이렇게 글을 쓰기까지 너무나도 많은 밤을 울었다. 자다가 깨서 울고 자기 직전에 울고, 자고 일어나서 울었다. 왠지 어느 정도 울음 게이지가 차서 이제 이동하고 싶은 마음마저 드는 걸까 싶다. 기억하기로는 이미 작년부터 자주자주 울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그만 울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