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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들 May 07. 2021

조금 특별한 아이를 평범하게 키우는 일

자폐성 장애 아들 육아일기

남들이 보기에는 약간은 특이하고 어떻게 보면 괴상해 보일지도 모를 9살 자폐성 장애 아들을 평범한 사람으로 키우는 게 목표인 엄마의 육아일기.


지금까지 블로그에 내 아이의 특별함(?)을 숨겨가며 우당탕 똥꼬발랄한 아이로 포장해가며 육아일기를 남겨왔었다. 정말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아들은 5살이 되어서도 발화(소리를 내어 말을 하는 현실적인 언어행위)가 되지 않았었고, 문제행동과 산만함, 눈 맞춤 안됨 등의 자폐성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특징은 거의 모두(?) 다 가지고 있었던 발달장애아였다.

늦되면서 약간은 개구쟁이라 생각했기에 5살에 일반 유치원을 보냈었는데 일반 아이들과의 차이점은 더 확연하게 나타났었고, 친구들은 항상 "xx가 그랬어요!"라며 선생님께 우리 아들의 행적들을 보고해주며 아이의 자존감은 점점 하향곡선을 그리게 되었더랬다.

아들의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던 5살 중반부터 본격적인 개입에 들어가 심리치료, 언어치료, 감각통합치료 등 온갖 할 수 있는 치료를 다 받으러 다녔었다.

이런 나의 피나는 노력에 보상이라도 하듯 아들은 더디긴 해도 말이 조금씩 트였고, 문제 행동들도 서서히 줄어들며, 언젠가부터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살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행동하면 사람들이 날 이상하게 보는구나..'라고 드. 디. 어. 지각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초등학교에서 특수반이지만 엄마의 철저한 방어(내 아이가 특수반임을 알리지 말아 주세요.)와 1학년 담임선생님의 재량으로 '티 나지 않으면서도' 크게 모나지 않은 아이로 통합반에서 일반 아이들과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

초 1 겨울방학부터는 약물치료도 병행하여 아들의 산만함을 잡아주니 역시나 집중력이 향상되고 사람들의 말을 경청할 수 있게 되는 놀라운 성장을 보여주며 현재는 통합반에서 학습도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가끔씩 주체할 수 없는 승부욕과 받아쓰기 100점 강박증세로 서러움에 북받쳐 울음을 터뜨리기도 하지만 그 마저도 일반 아이들이 눈치챌 수 없을 정도의 투정으로 보이며 평범한 아이로 키우고자 하는 나의 목표가 어느 정도 빛을 발하고 있다.


4살 터울의 평범한 아이(심지어 수다스러운 딸)를 낳고 키우다 보니 첫째와 다른 부분을 확인하게 될 때마다 절망감을 느끼게 되었지만 지금껏 그래 왔듯이 나는 이 아이를 아주 훌륭하게, 잘 키울 수 있는 자신이 있기에 아이가 커가는 동안 짠맛, 매운맛도 느껴가며 되도록이면 아이와 나의 삶이 행복하면서도 발전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마음을 다 잡아본다.






여담이지만 아이는 태어나서부터 똘망똘망 예쁜 눈코입을 가진덕에 "누가 봐도" 잘생김이 덕지덕지 묻어나는 미모를 가진 것이 사회생활을 하는데 큰 메리트가 되었다.

확실히. 이쁜 내 아이.


기회가 된다면 내 아이의 밝으면서도 엉뚱한 육아일기를 이곳에 남기고자 한다.


아들아, 잘해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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