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든 걸 넘어, 원띵

by 빛율

하루 8시간 노동에 9만 5천 원을 버는 65세의 육체노동자. 엄마의 팍팍한 삶은 늘 잘못도 없이 나를 죄스럽게 했다.


정말 내 잘못이 없는가. 엄마의 삶은 늘 잘못되어 있고 내 탓 같았다. 엄마를 구제하지 못하고 방치한 자식 탓.


이제야 이렇게 외쳐본다. 위험 대신 고생을 선택한 건 엄마잖아. 소득 없는 아빠를 택한 것도 엄마잖아. 늘 듣지 않고 말이 안 통하고 짜증스럽고 시끄러운 말투를 지닌 것도 엄마잖아. 그래서 대화하고 싶지 않고 같이 살 수 없게 떠나보낸 것도 엄마잖아. 제발 내가 내 삶을 살고 소비하는 일에 소리 지르고 죄책감 느끼게 하지 말아요. 나는 엄마처럼 살지는 않을 거니까. 안 쓰고 모으기만 하며 쉼 없이 일만 하고 여유란 없는 삶.


조카가 할머니는 왜 거지같이 하고 다니냐고 묻는 말에 마음 아플 낭만도 여유도 없다. 안 듣는걸. 변하지 않는걸. 시끄러워지기만 할 뿐 변하는 건 늘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눈 감고 귀를 막을 뿐.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빛율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매일 쓰고, 자주 읽으며, 가끔 노래를 짓고, 더 가끔 그림을 그리는 갓난 아이의 갓된 엄마. 주로 무용한 것들에 마음 뺏기지만, 요샌 유용한 것들(요리,육아)에 (바)빠졌어요.

61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9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56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5화내 첫사랑을 만나러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