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평범한, 초식 동물과 육식 동물의 사랑 이야기
밀가루 음식이나 유제품을 먹으면, 특히나 편안하고 따뜻하지 않게 먹으면 바로 장딴지나 등, 목, 어깨가 결리고 짜증이 나며 위통, 근육통, 두통이 생기는 나.
누누이 말해도 아픈 얘기는 듣기 싫다며 마치 말하는 사람이 없는 듯, 내 목소리는 그의 귀 앞에서 존재 없이 흩어졌다. 말 못 하는 인어 공주의 답답함이 이랬을까. 그는 내가 입을 떼는 순간 내 존재를 지우는 요술을 부렸다. 목에 뭐가 걸린 듯 아프고 불편한 느낌과 동시에 내 입은 거대한 담을 마주한 듯 무거워졌다. 입이 닫히면 마음도 몸도 닫혔다. 그가 나를 스치는 것도, 같은 공간에 있는 것도 싫었다.
설밀나튀커유술(설탕, 밀가루, 나쁜 기름, 튀김, 커피, 유제품, 술), 안 먹는다고. 못 먹는다고 누누이 말해도. 내가 없을 때나 퇴근길 도너츠나 호두과자, 중국집 음식을 시켜놓고 내게 주거나 안 먹고 상하기 전까지 남겨둠으로써 나로 하여금 먹게 한다. 먹은 내가 잘못이라며. 자기 딴에는 생각해서 남겨놓은 거라며.. 나는 음식쓰레기 나오는 거 싫으니까 먹어치워 주거나 직접 버려달라고 호소하지만 말 꺼내면 서운해해서 내 몸에 버리기 일쑤였다. 입이 즐거운 건 아주 잠깐, 몸 마음의 불행은 며칠에서 일이 주는 갔고 급기야 한의원에 침을 맞기 전까지는 몸이 돌아오지 않았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