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일곱 번째
여행을 떠나는 사람의 뒤를 가볍게 해주고 싶은데. 잘 안 된다. 1년이었던 여행이 3개월로 줄었을 때 충분히 고마운 마음이었다. 나도 이젠 신나게 보내줄 마음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더랬다.
그런데 오늘 아침, 황당하게도 출근길에 마음이 다시 시큰해졌다.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서 내가 여행하며 사용했던 배낭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 가방을 샀다. 배낭 메고 기분 좋게 여행을 다녀왔으면 하는 그런 예쁜 마음만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는 비행기 티켓도 사지 않았는데 내가 먼저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차라리 빨리 다녀오라는 마음에. 배낭을 직접 손에 쥐어주는 걸지도 모른다.
행복하게 여행하고 돌아오길 바라는 하는 마음도, 늘 가까이 있으면 하는 마음도 둘 다 진심이다.
쿨하다는 게 말처럼 쉬우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