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던 대로 되지 않아서

마흔다섯 번째

by 예원

조카가 내 앞에서, 자기가 기대한 뜻대로 되지 않아서 성질을 부릴 때면 꼭 혼을 내거나 냉정하게 행동한다. 이틀간, 내가 꼭 그 심술부리는 조카와 다를 게 없었다.


그런 나를 아무렇지 않게 위로해주는 오빠가 고마웠고 또 미안했다. 그의 삶 더 깊이 파고들고 싶은 욕심. 그리고 이전까지 내가 잘한다 인정받았던 방식으로 그를 돕고 싶었다. 그게 뜻대로 되지 않자 혼자 슬퍼하고 있었다.



그땐, 돕고 싶어 하는 진심만 갖고 공감하고 들어주면 된다고, 문제는 혼자 해결해보고 싶다는 말에. 내 어리석음이 보였다. 내 방식대로 행동을 강요하지 않고 마음만 이렇게 솔직하게 말할 걸.


'돕고 싶은 마음이 큰데. 자꾸 내 방식밖에 생각이 안 나서 속상하다. 어떻게 해야 내가 도울 수 있느냐고’


그렇게 물어볼걸 그랬다. 내 마음의 기대감이나 목표보다, 우리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알고 싶다. 사랑하는 만큼 살아왔던 이기적 본성의 자국을 긁어내고 싶다고. 그렇게나 말했는데. 쉽지 않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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