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십일곱 번째
그때는 뭐가 그렇게 힘들어서 견디지 못했을까, 사실 딱히 기억이 선명하지 않다. 망각이란 것이 이럴 땐 좋기도 하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이렇게 잊게 된다.
9년 전 견디지 못했던 마음과 전쟁처럼 싸우던 시절을 돌아보며 오늘 잠시 미소를 지었다. 쓴웃음 같은 거였는데 벌써 9년이나 흘렀다. 그럼에도 그 아픔이 기억나는 걸 보니, 꽤 힘들었던 건 맞는 것 같다.
비 오는 둑길을 걸으며 하염없이 울었었다. 남들이 쳐다보든 말든 가슴을 치면서 울며 걸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견디지 못해 괴로워하던 그 모습만 기억난다. 존재가 지워지는 것 같은 느낌에 견딜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와서 집에 돌아와 장롱 속에 들어가 또 울기를 반복했다.
<나무가 되는 꿈> 이라는 박지윤의 노래를 듣다가, 그때의 내가 갑자기 생각났다. 그때의 나를 불러 안아주고 싶어서 그렇게 천천히 눈을 감고 마음을 쓸어안았다.
또 하나의 딱지가 떨어져 나간 것 같다. 시원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Jw077fxesZs
<나무가 되는 꿈>
너와 나를 향한 꿈들이
빛이 되어 달아나
그곳에 어딘가로 떠오를 거야
우릴 향해 쌓은 노래가
숲이 되어 자라나
평온의 삶을 지어 다 들려줄 거야
이 모든 순간의 꿈이
너와 나를 지켜줄 거야
무얼 바라고 있나요
함께해요
함께해요
영원히
(그대여)
살아있는 모든 의미들
잃어버린 미소도
또 다른 너와 나를 꼭 찾아줄 거야
저 깊은 절망의 끈이
너와 나를 묶어줄 거야
잠시 여기서 쉬어요
소리 내어
울어도 돼
끝없이
그래요
끝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