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고통에 무뎌지는 것이

칠십 세 번째

by 예원

한국-스웨덴 경기 후반전 보고 찝찝한 마음으로, 침대에 누운 지 2시간 후 즈음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저녁 먹은 게 잘못됐는지 대충 몇 가지 이유가 예상이 된다. 감정적으로 별다른 충격이 올라오지 않는다.


아픈 걸 지속하는 건 지치는 일이라 새벽 사이에 나아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불을 두 겹으로 덮고 몸을 따뜻하게 만들고 땀을 2시간 정도 더 흘리고 나니 아침엔 좀 나아졌다. 그래도 여전히 기운은 없어 출근하기 위해 택시를 불렀다.


길에 서서 택시를 기다리는데, 고통에 이렇게 습관적으로 감정 없이 차갑게 대처하는 것이 괜찮은 건가 아침에 갸우뚱해진다.


그렇게 택시 뒷자석에 앉아 정신이 돌아오는 것 같아, 이어폰을 꺼내 음악을 들으며 천천히 내가 숨쉬는 걸 들었다. 내가 살아 있다는게 느껴지면서 눈물이 차오르더니 마음이 평안해 진다. 고통을 느끼는 것도 평안을 느끼는 것도 비슷한 결의 마음 같았다.

매거진의 이전글기적같은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