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십 번째
모태신앙이긴 하지만 실제로 스스로 내 존재에 대하여 고민하고 제대로 신앙을 갖기 시작한 지는 18살 때 즈음부터였던 것 같다.
분명 진리는 단순한데 목회자인 부모님의 삶은 너무나 고난스러워 보였다. 진리는 쉽고 단순한데, 거기까지 나를 버리고 다다르는 길은 쉽지 않아 보였다. 나는 그러지 않고 빨리 믿음 아래 자유하고 싶었다. 부모님보다 더 빨리 내려놓고 더 빨리 자유해지고 싶었다.
그런데 어제 누가 나한테 물었다.
"너의 하나님은 어떤 분이니? 왜 이렇게 단순하지 못하게 살아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거야?"
그러게... 13년 전에는 누구보다 빠르게 단순한 삶에 이를 줄 알았는데,
13년이 지난 지금 나는 진짜 신앙이 있는 사람이라 말할 수 있는 건가 모르겠다.
아무리 진리가 단순하다 해도 내가 복잡해서, 돌아돌아 복잡한 길을 만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