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십 아홉 번째
외할아버지를 한 번도 만난적이 없다. 내가 태어나기 10년 전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근데 요즈음 종종 물건에서 외할아버지를 느낀다.
1년 전에 찻잔에 이어 최근 면그릇 하나를 발견했다. 혼자 타지에서 공부할 때 하나하나 모은 그릇이라 했다. 내가 좋아라하는 일본식 면그릇이다. 왜 그 그릇을 보며 뭉클했는지 이유는 모르겠다.
아름다운 그릇을 좋아하고 아침에 그림 한점 그리는 것이 그 분의 낙있던 것 같다. 근데 무엇이 그 마음을 각박하게 만들어 그리도 술을 잡수게 했을까.
요즈음 내 몸 속에 외할아버지의 자국이 들어있는 것 같다. 그냥 유품을 보는데 그런 끈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