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원점으로 돌아온 기분이 들 때

#193

by 예원

얼마 전에 진격의 거인 2기를 다 봤다. 마지막 편을 다 보고 나서 침대에 누워 울어버렸다. 주인공 에렌의 절규가 최근에 내가 느끼는 감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엄마와 사랑하는 사람들을 죽인 거인을 물리치기 위해 최전방에 서서 최선을 다해 싸워왔으나, 또다시 거인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무기력한 자신의 모습에 좌절하는 에렌.


최근 나 역시 최선을 다하며 달려왔다고 생각했는데, 문득 인생이 원점으로 돌아온 기분이 들었다. 살다가 한두 번 이런 것도 아닌데, 때마다 이런 종류의 좌절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나는 무엇을 위해 여기까지 달려왔나 생각하게 됐다. 감정은 도미노처럼 무너져 내린다. 한 구석에 구멍이 나면 다른 쪽까지 와르르. 그러다 어김없이 몸까지 아프다. 이럴 때면 모든 걸 무너뜨리고 일상이 모두 무너지고 바닥을 보고서야 다시 또 시작하곤 했다.


이번만큼은 이 루틴을 반복하기 싫어서 꾸역꾸역 일어나 침대에 앉아 일을 한다. 원점은 아닐 거다. 기분 탓일 거다. 그런 마음으로 하루하루 포기하지 않는 것이, 어쩌면 이번 인생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일지도 모른다.이 순간 보이는 현상에 얽매이지 말고, 늘 속에서 진실하려 노력하하려는 것을 포기하지 말고.

That is why we do not let ourselves become sad about our work. The person that we are on the outside is getting older and less able. But the person that we are on the inside is becoming newer day by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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