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중얼중얼

삶의 시련을 일찍 경험하는 것

#239

by 예원

시련과 좌절의 기억은 7살 즈음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이후에는 꿈만 가득한 10대라기보다는 꿈과 좌절, 시련이 함께했던 10대였던 것 같다. 이러다가 인생이 시련이나 좌절에서 도망치다 끝나버릴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것만 실컷 하며 살도록 삶을 설계해보자는 비장한 생각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독립해서 힘을 키워 반대로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10대까지는 잘 보호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다가 하늘을 바라보며 근데 꼭 이렇게까지 아파야 내가 정신 차릴 인간이었냐고. 한탄하듯이 기도할 때가 있었다.


지금은 옛날 얘기를 하면, 그나마 눈물을 그렁그렁하다 말면서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지나간 일이다.


그런데 어제 산책을 하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삶에 시련이 너무 일찍 오면 아무래도 세상에 일찍 적응하게 된다. 살아남으려 더 힘쓰게 된다. 덕분에 성숙하다는 주변의 칭찬은 받을지 몰라도, 그 아이의 속은 너무 상처가 많아서... 굳이 삶의 시련을 일찍부터 경험하는 것이 과연 좋은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삶의 시련이 늦게 와도 이미 굳어진 몸이라 대응이 느려 좌절이 더 커진다. 도대체 뭐가 맞는지 잘 모르겠다.


그냥 적절한 때와 과정을 즐기는 여유를 알며 살고 싶다. 그 적절한 때라는 게 과연 있기는 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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