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사람들 #3. 자유를 갈망하는 도시생활. 그 답은 어디일까?
현재 57세, 우리 엄마. 5살 때 전남 여수에서 서울 종로로 이사와 살기 시작했다. 이젠 서울생활이 너무나 익숙해져버렸지만 많은 것을 요구하는 서울생활에서 자유롭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들기 시작했다. "예원아. 서울은 너무 빡빡해. 시골가서 살까. 아 근데 시골은 자유롭긴 한데 불편해...모르겠다."
자유롭다는 시골에도 복잡하고 지킬 것이 많은 서울에도 살아 본 아버지는 이렇게 대답하신다. "알아야 할 것도 지킬 것도 많은 만큼 편한게 도시생활이고, 그게 서울이지."
일이든 관계든 규율(regulation)이나 제도(system)가 본인을 압박할수록 본질을 잊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소중한 관계를 지키기 위해 결심한 결혼을 하지만 의무감에 함몰되어 관계에 대한 소중함을 잊는다거나. 직원들에게 기업의 성장을 위해 예절교육을 하지만 과도한 통제 속에 스트레스만 가중되어 예절은 없고 가식적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는 상황... 등등
보통 이렇게 도시 생활 중 압박감을 느낄 때 자유를 되찾고 싶으니 규율이나 제도를 철폐하자 혹은 여기를 벗어나자 외치곤 한다. 나도 한 때는 그랬다.
헌데 규율이나 제도의 반대개념이 자유이고, 자유의 반대 개념이 규율이나 제도일까? 여기를 벗어난다고 해서 규율이나 제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까? 지금 내 대답은 ‘아니다’ 이다.
자유를 누려보고 알았다. 자유라고 그 안에 기준이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냥 이 제도와 기준이 나에게 안 맞는 걸지도 모른다. 그게 제일 현실적인 대답일지도 모른다.
나에게 '자유'라함은 황무지에서 나만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나름의 새로운 플랫폼(혹은 세계)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개념에 더 가깝다. 그래서 오히려 도덕적 기준이나 규율을 인지하지 못하고 무방비 상태로 자유를 얻었을 때 더 어려운면이 있다. 분명 자유라한들 나름의 압박감이 존재한다.
나 홀로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 정해야 하고 그에 따른 선택도 온전히 나에게 있다는 것. 무엇보다 어쨋든 세상은 홀로 살 수 없기에 누군가와 교류를 해야하며 그 속에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 분명히 있다는 것.
책임감 없는 자유는 유토피아(utopia)와 같은 존재이다. 그리스어의 '없는(ou-)' '장소(toppos)'라는 두 말을 결합하여 만든 유토피아, 동시에 이 말은 '좋은(eu-)', '장소'라는 뜻을 연상하게 하는 이중기능을 지닌 이 말처럼.
이즈음 되면 자유는 선택이지만, 선택에 따르는 부차적 책임은 의무이다. 그럼에도 자유를 선택할지 말지는 그 때 자신의 몫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