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3
오늘은 아침에 등이 찢어질 것 같이 아프더라고요.
출근이 도저히 어려워서 노트북을 켜고 그 자리에서 그냥 일을 시작했어요.
서류 작업이 많아서 그냥 점심도 넘기려고 책상에 계속 앉아있어요.
그런데 제가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니까 행동이 달라지더라고요.
갑자기 의지를 갖고 밥을 하고 반찬을 다 꺼내서 똑바로 한 끼를 먹었습니다.
6개월 전만 해도 이럴 때는 하루 종일 굶고 말았는데, 제가 안 그러더라고요.
'네가 있어서' 혼자가 아니라서 절대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요 며칠 사이 엄마 생각이 정말 많이 납니다.
도대체 무슨 초인적 힘으로 아들 한 명을 키우며, 나를 임신하고 레슨을 매일매일 했을까.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강하게 만들었을까 어제는 낮에 엄마 생각에 눈물만 줄줄 흐르더라고요.
엄마가 어릴 때부터 지금도 종종 이렇게 말할 때가 있어요.
"네가 있어서 내가 잘 살았어. 덕분에 살고 싶을 때가 많았지, "
그 말이 좀 무섭기도 하고, 고맙기도 애틋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몰랐거든요.
요즈음 아주 약하게나마 알 것 같아요.
'네가 함께 있어서' 일어나버린 일들을 걱정만 하고 있기보다는, 지금 이 시간에 집중에서 조금이나마 계속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