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원 Aug 16. 2019

바다를 처음 만났습니다

2019년 8월 15일

2주 전에인가 꿈을 하나 꿨습니다.

맑은 에메랄드빛 해변 앞에, 저랑 닮은 사람이 앉아있더라고요.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잘 모르겠고, 뭔가 끌리는 마음에 저도 옆에 나란히 앉아 바다를 구경했습니다.


그리고 3주 후 즈음인가 불현듯 그게 혹시 태몽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병원에 가보니 아기집이 제 몸안에 생겼더라고요. 5주차 라고 합니다.

오빠는 아기집 보더니 멍해졌다고 하네요 ㅎㅎ 

생각지도 못한 만남이었으니 그럴 만도 해요. 

산부인과 선생님도 결혼한 지 2달도 안됐다니까 웃으시더라고요.

누구도 이렇게 빨리 만날 줄은 몰랐거든요.

 

당황스럽지만 많이 반가워요. 

잠시 고민하다가 태명은 바다라고 지었습니다. 

바다에서 만난 아이니 까요. 


비록 5주 차에 불과하지만 이 친구가 생기고 나서 마음가짐이 달라졌습니다. 

제가 살면서 스스로에게 준 상처나, 자국들도 10달 동안 잘 치유해야 바다와 좋은 만남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서, 천천히 저 자신부터 좋은 사람으로 가꾸고 바다를 만나고 싶습니다.


앞으로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엄청난 여정이 시작되겠죠?


돌아보면, 저는 제가 존재하는 첫 순간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왜 태어났는지 어째서 태어났는지 모르고 태어났습니다. 우리 바다도 그러겠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