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15일
2주 전에인가 꿈을 하나 꿨습니다.
맑은 에메랄드빛 해변 앞에, 저랑 닮은 사람이 앉아있더라고요.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잘 모르겠고, 뭔가 끌리는 마음에 저도 옆에 나란히 앉아 바다를 구경했습니다.
그리고 3주 후 즈음인가 불현듯 그게 혹시 태몽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병원에 가보니 아기집이 제 몸안에 생겼더라고요. 5주차 라고 합니다.
오빠는 아기집 보더니 멍해졌다고 하네요 ㅎㅎ
생각지도 못한 만남이었으니 그럴 만도 해요.
산부인과 선생님도 결혼한 지 2달도 안됐다니까 웃으시더라고요.
누구도 이렇게 빨리 만날 줄은 몰랐거든요.
당황스럽지만 많이 반가워요.
잠시 고민하다가 태명은 바다라고 지었습니다.
바다에서 만난 아이니 까요.
비록 5주 차에 불과하지만 이 친구가 생기고 나서 마음가짐이 달라졌습니다.
제가 살면서 스스로에게 준 상처나, 자국들도 10달 동안 잘 치유해야 바다와 좋은 만남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서, 천천히 저 자신부터 좋은 사람으로 가꾸고 바다를 만나고 싶습니다.
앞으로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엄청난 여정이 시작되겠죠?
돌아보면, 저는 제가 존재하는 첫 순간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왜 태어났는지 어째서 태어났는지 모르고 태어났습니다. 우리 바다도 그러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