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2
한 번 아프거나 충격적인 일을 경험하고 나면 모든 세상이 느려진 느낌이 날 때가 있어요.
오늘이 그러하네요.
어제 몸에 이상신호가 와서 급하게 오전에 산부인과를 다녀왔어요.
큰 일은 아닐 거라는 직감이 와서 아주 놀라지는 않았어요.
실제로 진단 결과 큰 일은 없었어요.
그래도 병원에 다녀오니 기운이 훅 빠지네요.
오후에 일을 해야 하는데,
출근길이 멀어 무리하지 말라는 의사 선생님 말에
집 근처 카페에서 일을 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가만히 밀크티를 마시면서 호흡을 가다듬고 일을 시작했어요.
근데 이상하게 긴장이 풀리면서, 내 호흡이 하나하나 느껴지더라고요.
어제의 걱정이 녹아내리면서 기분이 좋았어요.
세상의 흐름과 무관하게 내 호흡이 함께하는 느낌.
몸이 호흡을 스스로 느리게 가져가는 느낌이 들면서, 동시에 차분해졌어요.
신기한 건, 동시에 업무 집중력도 올라가는 게 마구 올라가네요.
갑자기 막달에는 수도원 같은 곳에 들어가
잠시 아이와 함께 호흡을 가다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