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중얼중얼

생각이 비슷한 작가님의 책을 보고

#321

by 예원

2012년부터 1년 정도 회사에서

매달 2명 정도 인터뷰 다니며

글로 정리하는 프로젝트를 했었어요.


개인적으로는 그 인터뷰를 기회로 좋은 어른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어요.

임경선 작가님도 저에게는 그런 존재였어요.


뭔가 친한 언니처럼 수다를 떨며 지내고 싶은...

재밌는 현실 대화를 주도해 나가셨어요.

(아마 작가님께는 좋은 대화가 아니었겠지만 ㅎㅎ)


이후에 작가님 책이 나오면 몇 번 들여다보고 구매를 하곤 해요.


최근에는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라는 작가님의 신작을 읽었어요.

그중에 너무나 공감 가는 문단이 있어서 일부를 그대로 옮겨볼게요.

'나는 내가 함께 새로이 가족을 이룬 극 남자의 예전 가족들을 인간적으로 좋아하고 싶어.

결코 미워하거나 싫어하거나 험담하고 싶지 않아.

그리고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상대가 원하는 대로 하기 위해 내가 무리를 해서는 안 돼. 내가 나를 억누르고 상대가 원하는 바대로 하게 두면, 그리고 아무리 봐도 그 요구가 부당해 보인다면, 내 안에 분노가 쌓이게 돼.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어. 각자의 존엄을 가진 인간대 인간으로 좋아하고 싶었으니까 그분들한테도 솔직해지고 싶었지.'




얼마 전, 사실 저도 이런 맥락에서 시어머니께 편지를 한 장 썼었어요.

제가 시댁뿐 아니라, 기존에 체계가 잡힌 조직에 들어갔을 때

모르는 척 조용히 순종하고 참하고 싹싹한 구성원은 아니거든요.

그런 제 모습 때문에 서로 오해가 생겨가고 있었고,

분명 얄미우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잘 풀어보고 싶었어요.


'우선, 저는 형식적으로 맞추는 척 그런 연기가 안 돼서 진심으로 죄송해요. 그럼에도 제가 자신 있게 잘하는 게 하나 있어요. 앞뒤 다르지 않게 행동하려고 노력하는 것이요. 초반에는 사근사근하지 않아서 조금 밉지만 서로에게 적응기간을 갖고 진심으로 대하는 관계가 되어가면 좋겠습니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어요.


어쩌면 나 또한 내 방식을 어른들에게 강요하는 걸 수도 있겠죠.

그런 면에서 그걸 본 어머님은 기가 막히셨을 수도 있지만.


저는 진심으로 시부모님이나 상대방의 조직을 기만하는 마음이 아니라

서로 인간적인 호감으로 신뢰 관계를 쌓아가고 싶었어요.


헌데, 요즈음 주변에서 "너는 좀 누군가를 바꾸고 맞추려 하지 말아라."

라는 잔소리를 너무 많이 들어서

요즈음은 그 관계의 균형은 어느 지점 즈음인가 고민이 들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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