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중얼중얼

준비는 가능하지만 확신이 없는

#348

by 예원

요즈음 계획이라는 말이 무상하게 느껴집니다.

고상하게 말하면 초연함.

직설적으로 말하면 모든 것에 대한 믿음의 부재 같아요.


나는 그저 감각에 의해 의존하는 인간일 뿐인데

과연 내 인지 속에 사실이라는 것이 존재하는가.

불가지론자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역시 확신이라는 것은 교만일 뿐인가.


나는 존재하기 때문에

내 몸에 흐르는 에너지를 어딘가에 사용하려고 합니다.


동시에 살아있으니, 꾸준히 해결해야 하는 현실이 다가오고

그에 맞는 여러 준비를 하며 하루하루 삽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요.




돌아보니 저에게는 그런 게 있더라고요.

'내 존재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는 교만, 자만...'


무엇이든 사랑으로 이겨내려고 했습니다.

나는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분노하는데 힘을 쓰지 않고 화가 나도 사랑으로 치환하며 살았습니다.


요즈음 다시 세상을 처음 공부하는 사람처럼

미친 듯이 여러 가지 종류의 책을 씹지도 않고

목으로 삼키듯 읽어대고 있어요.


5년간 매진했던 악기를 버리고 빈 몸으로 세상에 서는 것 같았던

20살...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었던 그때처럼.


다만, 그때는 시간을 마구 뿌리며 배낭을 메고 세상을 헤맸지만

이런 방식은 이제 불가능하네요. (물론 그 때 별다른 답은 없던 것 같지만..ㅎㅎ)


이번에는 세상을 처음 경험하는 바다와 함께

다른 방식으로 풀어나가야 하겠죠.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