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영원히 머물고 싶다던 39살'

by 예원

“엄마는 영원히 39살 하고 싶다.” 내가 10살 때였다. 엄마 생일파티였다. 나는 24년이 지나도록 이 뜻을 이해 못한 채, 이상하리만큼 선명하게 그 대사를 기억하고 있다.


나는 20살에 인생 현타 이후 딱히 나이에 대한 현타는 없이 살았다. 근데 종종 40살은 본능적으로 두려울 때가 있다. 몇 년이 남았음에도 미리 속도를 줄여서 방지턱을 안전하게 넘고 싶은 마음이랄까.


그러던 중 오늘 아침 예배에서. 자신을 과하게 연민하지도 않고, 현실에 타협하지도 않고, 상태를 잘 들여다보고 무엇에 집중하면 좋을지 묵상해보라 하셨다.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동시에,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겠는 마음이 왔다 갔다 했다.


젊음의 열기로 어설프게 포장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님을 받아들이고. 이런 김에, 내 알맹이를 더 닦는 좋은 기회로 여기라는 것이었다. 지난 것에 대한 그리움이나 아쉬움이야 늘 어쩔 수 없는 것이라지만. 함부로 쓰지도 않고, 억지로 잡으려 하지도 않는 그 흐름을 내가 조금씩 과연 잡을 수 있을까.


딜쿠샤에 살던 부부처럼 어떤 소신을 갖고 죽는 날까지 살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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