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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원 Jul 01. 2022

최근 묵상 주제에 관하여

요즈음 거짓을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묵상을 한다. 

예를 들어, 이런 거짓이다. "왜 그때 이탈리아로 갔어요?"라고 물으면

몇 가지 이유를 말하곤 했다.

헌데 돌아보니 사실 셀 수 없는 이유들이 융합되고 쌓이다가, 특정 사건이 기폭제가 되었을 텐데. 사실 내가 이유를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누가 물으면 온갖 추측을 난무해서 답을 쥐어 짜낸다. 돌아보니 거의 소설이 따로 없다.


이런 나에게 최근 무라카미 하루키 <먼 북소리>라는 여행 에세이를 읽는데 아래 두 문단이 너무나 좋아서 남긴다.



1. 나는 여러 사람에게서 같은 질문을 받았다. 

'당신은 그 책이 왜 그렇게 잘 팔린다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이었다. 

물론 나는 그 이유를 모른다. 내 일은 단 하나, 소설을 완성시키는 것뿐이다. 내가 왜 그런 소설을 썼는지조차 나는 잘 모른다. 여하튼 그때는 그것밖에 쓸 수 없었다. 좋든 싫든 나로서는 그렇게 쓸 수밖에 없던 것이다. 


2. 자기 눈으로 본 것을 자기 눈으로 본 것처럼 쓴다, 이것이 기본적인 자세이다. 자신이 느낀 것을 되도록 있는 그대로 쓰는 것이다. 안이한 감동이나 일반화된 논점에서 벗어나, 되도록 간단하고 사실적으로 쓸 것. 다양하게 변해가는 정경 속에서 자신을 어떻게든 계속 상대화할 것.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위에 두 문단이...

내가 보고 느낀 것을 그대로 표현하고, 안이한 감동이나 일반화된 논점에 휩싸여 각색하지 않고. 간단하고 사실적으로 표현하며 살고 싶은 내 최근의 욕구가. 이 문장에 와닿아서 깊이 박혔다. 그래서 여기에 박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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