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바람 조금만 불면 낙엽비가 떨어진다.
그 성스러운 순간을 남기기 위해 카메라를 켜면 일순간 다시 고요해진다.
야속한 바람은 한참을 기다려도 소식이 없다.
노릇하고 불긋한 낙엽들이 수북이 쌓여 칙칙한 아스팔트를 물들인다. 그 모습이 또다시 감격스러워 걷던 길을 우뚝 멈춰 서서 양 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괜히 내 발이 살짝 걸쳐진 가을의 한 순간을 카메라로 담아낸다.
잠깐 피고 금세 떨어져 버리는 봄 벚꽃과는 다르게 초록이 물들기 시작한 순간부터 낙엽진 풍경은 벌써 몇 주째 내게 긴 여운을 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근래 내 휴대폰 속에는 가을색이 가득하다.
몰랐는데, 나 가을 좋아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