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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래유영 Dec 14. 2021

갸또가 뭐야? 달콤 쫀득 단호박 갸또 레시피

단호박 크림 실패썰

뜻을 모르는 익숙한 단어는 그저 철수, 영희, 푸틴, 히딩크 같은 대명사일 뿐이다.

롯x 과자 이름으로만 알고 있던 '갸또'란 단어도 내겐 그랬다.


'갸또'란 케이크를 말하는 프랑스어로, 일반적으로는 스펀지, 머랭, 빵 등에 크림, 커스터드 크림, 가나쉬, 잼 혹은 젤리와 과일 등으로 필링 한 것을 말한다.


이 대명사가 본디의 의미를 찾게 된 것은 어느 점심시간, 또래 여자 동료와 월급날을 기념해 카페 투어를 한 날이었다. 삭막한 회사 주변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아기자기한 카페 내부에는 달콤한 디저트들이 쇼케이스를 채우고 있었다. 그중에 황홀한 비주얼을 뽐내는 '갸또'가 보였다.

카페에서 본 '그' 갸또

뽀얀 크림이 올려진 얼그레이 갸또도 있었지만, 단연 노란 크림이 올려진 단호박 갸또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케이크 절반의 높이를 크림이 차지하고 있었기에 디저트에 환장하는 두 여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필링 단호박 향달콤했지만, 케이크 시트에는 그 풍미가 더 강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일반적인 스펀지케이크보다 쫀득했다.


나는 그 맛이 잊히지 않아 몇 주동안 포털과 유튜브를 뒤져가며 갸또의 의미와 단호박 갸또 레시피를 찾아다녔고, 생각보다 준비해야 할 재료가 많고 레시피도 까다로웠음에도 '이건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꿋꿋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결과적으로 머핀 틀로 만든 갸또 시트는 대성공이었다.

쫀득한 식감에 단호박 향도 강했다.

차가울 때 먹어도 맛있지만 베이킹의 진정한 맛은 이제 막 구워 나온 따뜻한 빵을 먹을 때다!

막 구운 갸또 시트

아쉽게도 필링으로 올라간 단호박 크림은 실패했다.

쿠팡 생크림 배송이 생각보다 늦어져서 머랭을 친 뒤 꽤 오래 방치한 덕에 크림이 분리된 것이다.

재료는 같으니 맛은 달달했지만 크림화에 실패해서 입자가 덩어리 져 입안에서 까끌거렸다.

무엇보다 비주얼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입자가 분리된 크림 실패작

실패한 원인이 명확한 덕에 개선 가능성 역시 분명하다.

아직 미니 단호박 한 덩이가 남았는데 다음에는 케이크 틀에 시트를 구어볼 생각이다.


버터를 완전히 녹여서 쓰고, 반죽 재료를 모두 한 데 섞는 덕에 걱정했던 것보다는 과정이 쉬웠다.

버터를 크림화 해야 하는 다른 베이킹보다는 에너지가 덜 소비된다. (베이킹은 체력전!)

집에서 홈 베이킹하는 것이 취미인 사람이라면 꼭 도전해보길 바란다.

일단 이 쫀득한 시트의 진가는 먹어봐야 아니까.



재료(g)

갸또 시트

버터 50, 칼리 화이트(화이트 초코) 100, 생크림 50, 노른자 36

박력분 40, 단호박 가루 10

으깬 단호박 80

흰자 70, 설탕 40


단호박 크림

크림치즈 60, 설탕 10, 연유 20, 생크림 210, 단호박 가루 20


레시피

갸또 시트

1. 버터와 칼리 화이트를 전자레인지로 30초씩 끊어가며 녹인다.

2. 따뜻한 생크림도 함께 섞는다. (따뜻하게 온도 유지)

3. 노른자도 함께 섞는다.

4. 박력분, 단호박가루도 채쳐 넣는다.

- 여기서 오븐 예열(180도)

5. 흰자에 설탕을 세 번에 나눠 넣고 휘퍼로 섞는다. (머랭 단단하게, 90%까지 올리기)

6. (1~4)+(5)를 두 번에 나눠 섞는다. (머랭 꺼지지 않게 돌려가며 살살&빠르게)

7. 케이크 틀(1호) 또는 머핀 틀(12구)에 채운다. (가능한 한 높은 곳에서 반죽 흘려 넣기)

- 165도 27분간(머핀 틀은 22분)

8. 꺼낸 뒤 탕탕! 바닥에 쳐 준다.

- 하루정도 냉동보관


단호박 크림

1. 크림치즈와 설탕 넣고 휘퍼로 섞어준다.

2. 거기에 연유와 생크림, 단호박 가루 넣고 섞어준다. (크림화 되면 끝-)


갸또 시트에 단호박 크림을 올려준 후 1시간 정도 냉장 보관한 뒤 컷팅&데코레이션 하면 진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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